시사입문-공정무역을 말한다

 

우리가 평소에 즐겨 마시는 한잔에 5천원하는 비싼 커피. 그 커피원두를 생산하는 사람은 커피 45잔을 만들 수 있는 커피 1파운드를 우리 돈 2백50원을 받고 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나머지 이윤은 중간 소매상 손에, 대기업의 주머니로 모두 들어간다.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고자 유럽에서부터 ‘희망무역,대안무역’이라고도 불리는 ‘공정무역(Fair Trade)’운동이 시작됐다.

▲ /일러스트레이션 조영현

공정무역이란 부유한 나라의 소비자가 가난한 나라의 생산자들이 만든 물건을 공정한 가격에 거래함으로써 제3세계 국민들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글로벌 시민운동이다. 세계화 시대 속 특정 기업과 국가의 번영은 다른 한편의 희생이 뒷받침돼 이뤄진다. 위에서 보듯 커피 농장에서는 마땅히 받아야 할 노동의 대가조차도 받지 못하고 있다. ‘공정무역’은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대화의 투명성, 상호존중에 기반한 무역 파트너쉽이다.

공정무역에서 또 주목해야 할 것은 이것이 제3세계 사람들에게 자선이나 기부의 방식이 아닌 정당한 무역을 통해 진행 한다는 것이다. 여성환경연대 희망무역팀의 김희진씨는 “공정무역은 단순히 일시적인 원조가 아니라 제3세계 사람들의 지속적인 재활을 가능하게 한다”며 공정무역 제품을 많이 구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정무역을 통해 물건을 수출하게 된 네팔이나 베트남의 농부들은 삶의 희망을 얻는다. 그들의 자녀들이 학교에 갈 수 있게 됐다고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본다면 당신도 공정무역 제품을 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정무역이 단순히 제3세계 사람들을 돕는데에만 의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공정무역은 생산자에게 환경친화적이고 지속적으로 개발 가능한 물품 생산을 장려한다. 또한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기에 그 지역의 전통적인 수작업 기술을 되살리는 것에도 큰 가치를 둔다. 때문에 대량생산 방식보다 값은 조금 더 비싸지만 공정무역은 세계 모든 국가가 윈-윈할 수 있는 게임이다.

공정무역은 유럽에서는 50년,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1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유럽의 경우 시민들의 공정무역제품 인지도가 매우 높다. 각종 기준들을 만족시키는 제품들은 공정무역 마크도 달아주는데 많은 시민들이 마크가 있는 제품을 골라서 산다. 또한 거의 모든 대형할인점, 슈퍼마켓에서 공정무역 제품들을 팔고 있다. 이에 비해 아직 우리나라는 공정무역에 대해 알고 있는 소비자는 매우 적으며 몇몇 단체를 제외하고는 판매하는 상점도 거의 없다.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현재 인도, 네팔, 캄보디아 등의 청각장애인, 전쟁미망인 등이 만든 수공예품을 수입해 판매함으로써 제3세계의 자립을 돕고 있다. YMCA에서는 동티모르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여성환경연대’에서는 공정무역 의류들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12월 초에 여성환경연대에서는 공정무역을 통해 수입된 제품들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종합 쇼핑몰을 열 예정이라고 한다. 주소는 http://www.ecofairtrade.co.kr이니 관심 있는 학생들은 한번 들어가 구경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대학교 내에서도 ‘공정무역’을 알리려는 시도를 한 학생들이 있다. IVF는 지난 11월 29~30일 중앙도서관 앞에서 ‘세계는 이제 올바른 커피를 마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히말라야 공정무역 커피 시음회를 열었다. 또한 우리대학교 생활협동조합(아래 생협)에 공정무역 제품을 팔아달라는 서명을 받는 행사도 벌였다. IVF 간사 이성은씨(사회·01)는 “경희대 생협은 공정무역제품을 팔고 있는데 우리도 자판기, 그라지에 등에서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온 커피를 팔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학사회가 대중화됐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대학생들은 사회의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하지만 생협에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라는 서명행사에 참여한 학생은 고작 50명이라고 한다. 섬김의 리더십을 내세우는 우리대학교에서라도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조그만 관심이 필수적이다.

/양재영 기자 qpwodudqp@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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