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외국 사람에게나 주저 않고 다가갈 수 있는 적극성을 기르고 싶다면. 세계 어디에나 내 친구가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그들과의 소통을 시도해보고 싶지만 잘 몰라서 또는 자신이 없어서 머뭇거렸던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 국제학생과 ‘교류의 장’을 징검다리 놓는 글로벌 학생단체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교환학생 수는 3백여 명, 한국어학당 등록생 수는 1백50여 명에 이른다. 여름학기 때는 그 수가 4백여 명에 달해 이들의 활동은 그 중요성과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 우리대학교 곳곳에서는 활발한 국제교류의 장을 만나볼 수 있다. 소통의 장으로서의 글로벌 학생단체 그 중 글로벌라운지(아래 글라) 내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는 기구가 바로 연세글로벌(아래 YG)이다. 회장 박관훈씨(화공·04)는 “국제학생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운을 뗐다. 누구나 YG의 언어교환 프로그램(Yonsei Global Language Exchange, YGLE)을 통해 문화적 교류도 나눌 수 있다. 또한 외국 문화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YG는 지난 15일 글라에서 ‘India Day’를 개최했다. 인도에 대해 막연한 지식과 환상을 가진 국제학생과 재학생 모두에게 실제적인 인도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해 반응이 뜨거웠다고. 자치봉사 동아리 Mentors Club(아래 Mentors)은 한국인 멘토와 국제학생 멘티를 이어주는 Buddy Program을 자랑한다. 국제학생들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돕고자 하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Mentors는 최근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Horror Holic’ 파티의 수익금 일부를 세브란스 소아암 환자들에게 기증했다. 회장 정범윤씨(경영·06)는 “할로윈의 ‘trick or treat’ 문화를 통해 나눔의 미덕을 알리고 싶었다”며 취지를 밝혔다. 아직까지는 국제교류가 한국문화 주도의 일방적인 소통인 현실에 비춰볼 때 바람직한 지평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 ‘버디 프로그램’으로 국제 학생들과의 연결 고리를 맺어 주는 멘토스 클럽


  IYC는 언제든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동아리의 장점을 살려 매번 국제학생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행사를 자체적으로 기획한다. 이는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생활 속의 국제교류’를 도모하자는 설립취지에서 비롯한 것이다. 격주로 Korea School과 포럼을 운영하고 있으며 원한다면 언어교환도 가능하다. 재미교포 안남훈씨(건축·06) 는 “국제학생들끼리 어울리기보다는 한국학생들과의 교류가 돈독해지면 이곳 생활에 적응이 더 빠르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스스로 국제화에 발맞추고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회장 정길량씨(기계·05)의 경우처럼 국제학생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내서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된다.
 

매력적인 단체 그들이 갖고 있는 고민

  대다수 학생들이 이들 단체에 지원하는 이유는 외국어 실력도 쌓고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어서다. 곧바로 눈에 띄는 외국어 실력의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말을 많이 할수록 실력이 빨리 느는 것은 당연지사. 단어 선정이 제한적이더라도 차근차근 대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외국어 실력은 일취월장할 것이다. 또한 외국문화를 이해하고 차이를 줄여나가려는 노력을 바탕으로 ‘국제화 마인드’를 키우는 것 역시 자기발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된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히 국제학생과의 언어교환, 문화교류에만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면 다방면으로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 돼 있기 때문이다. YG 트레이니 백지선씨(인문계열·06)와 김혜진씨(인문계열·06)는 입을 모아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주체적인 태도를 기를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시선을 잡아끄는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외국어 실력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선뜻 이들 단체에 지원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절대적인 외국어 능력이 최우선시 되는 것은 아니라고. 그들은 적극적이고 열린 마음을 가진 학생들의 지원을 가장 반긴다. 어느 상황에서든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대처능력과 국제학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들이 국제학생과 직접 부딪히면서 느끼는 고민도 상당하다.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친해지려면 어느 정도의 ‘자기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entors 정범윤씨는 “봉사의 정체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 지원한다면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YG는 글라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에 아쉬움을 표했다. 아직까지는 글라 내에서 행사가 열리면 참여해야 된다는 생각보다는 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학생들이 글라를 단순히 휴식장소로만 여기기 말고 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가장 크다고.

  학내 곳곳에서 ‘국제화’, ‘글로벌’을 향한 활발한 ‘교류의 장’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다. 자칫 ‘그들만의 리그’라고 여기기 쉬운 이 공간이 사실은 당신의 자신감과 적극성, 열린 마음을 가장 원하고 있는 것이다. 

/글 위문희 기자 chichanmh@
/사진 송은석 기자 insomnia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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