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캠 주말 공동화 현상을 진단하다

흔히 도심에서 나타나는 공동화 현상이 원주캠에도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주중에는 학업 때문에 기숙사에 머물고 주말에는 집과 여가시설이 있는 서울로 몰린다. 이 때문에 주말에는 유동인구의 수가 급증해 학교에는 학생들이 없고 학교가 텅 비게 되며 이는 학교운영의 흐름을 끊기게 하고 인근 주변 상업운영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학교를 떠나는 사람들

원주캠 통학버스사무실은 월요일만 되면 인산인해다. 주말에 집에 가는 표를 끊기 위해서다. 사람이 많은 점심시간에 가면 적어도 약30분을 기다려야 하고, 화요일에 가면 대부분의 표는 매진이다. 현재 서울과 학교를 잇는 강변ㆍ광화문ㆍ분당행 버스가운데 원주에서 서울을 올라가는 상행버스이용 학생은 매주 주말에만 약 1천6백명가량이며, 삼성역에서 원주로 내려오는 하행버스는 월요일과 일요일 각 6백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학기 마다 많은 학생들이 통학버스를 늘려달라고 건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인원은 티켓을 끊는 학생들의 명수만 집계한 수치이고 표가 없이 줄을 서서 승차하는 학생들의 인원과 원주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 학생들까지 합치면 주말에 학교를 떠나는 학생은 더 늘어난다. 현재 전교생 5천7백39명 가운데 약 3천7백25명의 서울 및 수도권에 주거하는 학생 중, 절반이 주말에 캠퍼스를 떠나는 것이다.

비어있는 캠퍼스, 커져가는 어려움

학생들이 주말만 되면 집에 올라가는 이유는 무엇보다 학교 주변에 여가시설이 부족해서다. 매 주말마다 통학하는 정수지씨(이학계열ㆍ06)는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얼마돼지 않아 아직까지는 집이 익숙하고, 무엇보다 학교 안과 그 주변에는 여가생활을 보낼만한 시설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런 현상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줄어든다. 장형준씨(보건행정ㆍ03)는 “1,2학년때는 서울에 자주 올라갔는데 고학년이 될 수록 각종 과제와 조모임을 수행하기 위해 학교에 남아있게 된다”며 학교에 남는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학교에 있는 남아있는 학생들은 공동화 현상 때문에 편의시설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많다. 학교인근에 다양한 상업시설이 상주하고 있는 타 대학들과는 달리 원주캠 학생들은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30분가량 시내에 나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점과 빨래방, 누리샘은 토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으며 아이라운지, 엔존과 같은 복지시설은 주말에 문을 열지 않는다. 또 학내에 있는 스포츠센터의 이용객 수도 적어져 사용되지 않고 있는 운동기구들이 많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주말에 학교에 있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 또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돼 학교시설을 운영하는 흐름이 주말에 끊기게 된다. 이는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있어도 학내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돼 남아있는 학생들조차 집에 가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편 이러한 주말공동화 현상은 학교 주변의 상업운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학교 주변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선근씨는 “학생들이 주말에 모두 집에 가기 때문에 금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아침까지는 사실상 손님이 없어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타격이 크다”며 “서울에 주거지가 있는 학생들이 집에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3일 동안은 가게를 놀려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에 대해 기획처장 권명중 교수(정경대·산업조직론)는 “주말 공동화 현상 때문에 학교운영의 일주일 흐름이 끊기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문제점은 다음 학기부터 시행되는 레지덴셜 칼리지(아래 RC)를 통해서 어느정도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권 교수는 “RC가 활성화되면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은 캠퍼스에 남아서 주말을 보낼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될 것”이라며 “이번에 개선된 건강관리센터 뿐만 아니라 앞으로 많은 인프라를 구축해서 학생들이 서울에 가지 않더라도 다양한 여가시설을 보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는 18일(토)부터 도서관에서는 토요일에 대여해  월요일에 반납하는 DVD 대여 서비스도 가능하다. 학교 측은 앞으로 이러한 계획이 계획에만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달성 할 수 있도록 주말에 남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복지시설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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