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시대를 맞아 공부와 건강을 한 번에 챙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 때문인지 골프, 테니스, 댄스 스포츠 등 스포츠 관련 교양 수업을 수강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런데 스포츠 관련 교양수업을 찾아 원주캠 수강편람을 뒤지다 보면 익숙지 않은 과목명 하나가 눈에 띈다. 기철학과 기공? 우리에게 낯선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 수업은 대체 무엇을 다루는 수업일까?


아직까지는 학생들에게 낯설기 그지없는 기철학과 기공. 원주캠의 스포츠 교양인 이 수업은 기철학을 통해서 마음의 각성을 이루고, 기공 수련을 통해서 그것을 몸으로 체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동아시아 전통인 기(氣) 개념에 대해 배우고, 중국의 팔괘장 내공양생법을 근간으로 유연공, 참장공, 동공, 정공, 보행공을 연마한다.

“사부”란 인사와 함께 수업이 시작되면 도복을 입은 학생들이 각자 기공자세를 취한다. 마치 중국의 쿵푸나 태극권을 닮은 모습이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표정은 매우 진지하다. 손윤희씨(정경경영·05) “강의실에 가만히 앉아서 수업을 듣지 않고 몸으로 해서 그런지 시간도 빨리 가고 재미있다”라며 수업의 열기를 전했다.

40~50명이 연세스포츠센터 1층이나 노천극장에 모여 하는 실습시간은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 전에는 무술동아리 연무회 회원이 많이 수강했지만 요즘은 ‘재미있다’는 학생들의 입소문을 타 남학생은 물론 여학생의 수도 늘어, 이제는 남녀 비율이 반반이 된다고 한다. 이에 김은정씨(작업치료· 03)는 “여학생들도 부담 없이 쉽게 들을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들도 소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기철학과 기공은 두 명의 강의교수가 각각 기철학 부분의 이론과 기공 실습을 담당한다. 평가는 강의와 실습 두 부분에 걸쳐 이루어진다. 강의의 경우 중가(35%), 기말(35%) 및 리포트(20%), 수업참여(10%)로 평가가 이뤄지며,  실습의 경우는 중간(40%), 기말(50%), 출석 및 수업참여(10%)로 구성돼 있다.

수업의 이론을 담당하는 이진용 교수는 "기공은 무협지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고 실현 불가능 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태극권이라든지 단학 같은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며 "기철학을 중국철학에 맞춰 설명하고 중국 역사 속에서 '기'가 해온 역할을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강의한다"고 수업의 내용을 소개했다.

몸과 마음의 수련을 함꼐 할 수 있는 기공은 스트레스로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강의 커리큘럼을 통해 기철학과 기공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학생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도복을 입은 학생들이 모여 무언가 절제된 동작을 하고 있을 때 이제는 그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자. 얼굴에 묻어 나온 생기와 마음에서 퍼져 나오는 평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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