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문과 인문학의 새로운 희망, 연계전공. 홍보부족과 운영상의 난점도 해결해야

1990년대 이후, 각 대학들은 교육의 질과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학부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학부제는 한국 대학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급작스럽게 시행돼 오히려 기초학문과 인문학의 황폐화를 가져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때문에 최근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학제간 교육의 활성화’가 논의되고 있다. 즉, 거창한 틀부터 먼저 바꿀 것이 아니라 인문학 내 다양한 전공들 간의 강의와 교육을 활성화시켜 그 구체적인 성과물들로부터 자연스럽게 학문간 소통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시키자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우리대학교는 21세기 대학교육 환경의 시대적인 변화와 학문기적 정체성의 과도기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였다. 바로 ‘연계전공’이다. 꽤 익숙하지만 낯설기도 한 연계전공, 대학 현실의 변화와 맞물려 새롭게 등장한 학문인 연계전공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 연계전공 중 하나인 한국학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 학생들.

연계전공의 괄목할만한 성장

하지만 연계전공이 우리대학교의 하나의 고유한 학문분야의 하나로서 시작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순탄한 발전 과정만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아직도 연계전공은 시행과 운영에 있어 몇 가지 문제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연계전공 강의 등록학생수의 침체현상이다. 수강생 현황은 기존의 일부 학과보다도 규모가 크지만, 연계전공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증가율은 해마다 둔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학 연계전공 과목을 수강하고 있는 황집필씨(노문·03)는 “실제로 수업을 듣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중국학과 중어중문학의 개념이 모호한 것 같다”며 “연계전공을 하려고 해도 이수해야 할 과목을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며 연계전공제도의 홍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지난 7일 디지털인문학의 공개강좌 ‘디지털이 인문학을 만날 때’를 수강하러 온 김종호씨(문정·02) 역시 “문헌정보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디지털 인문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등장해 매우 신선하다고 생각했지만, 연계전공에 관한 정보를 찾고자 할 때 찾기가 어려웠다”며 역시 홍보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연계전공 제도의 운영 미숙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영상예술학 책임교수인 조주관 교수(문과대·노문학)는 “연계전공 졸업생들의 진로를 파악하거나 졸업생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연계전공을 하는 학생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더욱 더 많은 학생들이 연계전공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이다”라며 전공 학생의 관리 지도 체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조 교수는 “우리대학교의 연계전공의 정착은 연계전공 자체만의 문제해결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대학 차원에서 연계전공 프로그램의 정비와 그 내실을 위한 프로그램이 구성돼야 한다”며 학교측의 연계전공의 제도적 활성화 방안도 함께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정한 학문 간 소통의 재도약, 연계전공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우리대학교 학생 중 총 6천여명이 연계전공 과목을 수강했다고 한다. 그리고 앞에서 밝힌 문제점들이 해결된다면 연계전공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증가와 함께 연계전공 프로그램도 점차 활성화될 것이다.

인문학 위기론과 그 위기 가운데 인문학을 되살리자는 주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제까지 대립적인 구도에서 진행되어 왔던 학문연구와 교육을 인문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예술과 언어 등이 어우러진 통합적인 교육으로 전환시킨 ‘연계전공’. 연계전공체제는 기존의 학제체계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잠재성 있는 지적 호기심에 대한 새로운 학문적 기반을 제공해줄 것이다.  나아가 대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확립이라는 목표 아래 학생과의 꾸준한 논의와 소통이 진행된다면 우리대학교의 연계전공의 미래는 낙관적이지 않을까.


/글 김은지 기자 eunji85@
/사진 송은석 기자 insomnia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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