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우, 김수현씨 부부를 만나다.

솔로라면 한번 쯤, 함께 수업을 듣는 캠퍼스 커플(CC)를 보고 부러워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캠퍼스 부부를 본 적은 있으신지?

기자 역시 대학생부부의 생활이 궁금했다. 그러던 기자에게 한 대학생 커플의 결혼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지난 9월 1일 우리대학교 동문회관 웨딩홀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이달우씨(신학·03)와 김수현씨의(아동가족·03) 커플이 그들. 대학생 부부의 생활에 대해 ‘살짝’ 엿보고자 기자는 인터뷰를 요청했고, 그들은 그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여줬다. 그리고 며칠 뒤, 달우씨와 수현씨의 신혼집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여의도의 신혼집을 방문한 기자들을 반갑게 맞아주는 부부의 얼굴은 쑥스러운 듯 보이기도 했지만, 무척 행복한 표정이었다.


잊지못할 첫 만남

달우씨와 수현씨의 첫 만남은 특별했다. 지난 2005년 여름방학, 달우씨와 수현씨는 호주에 개별적으로 단기 연수를 갔고, 그 곳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만남 당시, 달우씨가 「연세춘추」의 편집국장이었고, 수현씨가 연세교육방송국 YBS의 아나운서였다는 것은 재미있는 부분이다. 첫인상에 대해 묻자, 달우씨는 “첫눈에 반해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수현씨도 “나도 사실 관심은 있었어요. 무뚝뚝하고 샤프하면서 정도 많아 호감이 갔죠”라고 그 때의 감정을 말했다.

호주에서의 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자주 연락을 하게 된 이들은 약 한 달 후, 달우씨의 고백을 수현씨가 받아들이면서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각 언론사의 편집국장과 아나운서로서 주변에 사실을 알리는 게 부담스러워 한동안 남몰래 데이트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들이 결혼하기까지

▲ 지난 9월 1일 결혼한 이달우, 김수현씨 부부
달우씨는 사귄지 채 1백일도 되지 않았을 무렵, 지금까지의 연애와는 다른 감정이 들었다고 한다. 이런 그의 감정을 수현씨에게 말했고, 수현씨가 달우씨의 마음을 받아들여 지난 3월 18일에 약혼식을 했다.

이쯤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통된 의문을 던질 것이다. 텔레비전 드라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부모님의 반대’가 그것이다. 사실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가 가장 궁금했던 것도 이 점이었다. 하지만 “양가 부모님께서 좋아하셨고, 오히려 밀어주셨어요”라는 대답은 뭔가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기대했던 기자에게 약간의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이어 달우씨는 부모님께서 “함께 각자의 삶이 정해진 상태에서 결혼을 하는 것보다, 함께 미래를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며 든든한 후원자이 돼주셨다고 했다.

대학생부부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쟤들 사고 친 것 아냐?”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반응. 수현씨 또한 “어려서 결혼했다는 것에 대해 이처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다소 불만이예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본격적으로 사귄지 약 1년 만에 결혼을 했다는 것은 일반적인 30대 전·후반의 커플들에게도 다소 빠른 듯한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을 법한 질문! “결혼을 이처럼 일찍 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달우씨의 답변은 짧고도 명확하다. “너무 사랑해서요”


살림과 생계, 어떻게 해결하나?

대학생부부의 삶, 일반 가정과는 같을 수 없다. 함께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집안일과 생계는 어떤 방법을 통해 해결하고 있을까? 달우씨는 “아직 20대 초반의 학생들이다보니, 결혼 과정에서 부모님의 도움을 아예 받지 않을 수는 없었어요”라며, “지난 학기에 휴학을 하고 다니던 회사에서 외주 형식으로 일을 받아 학업과 일을 병행할 예정이예요”라고 말하는 달우씨에게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집안일과 관련해 보통 밥은 누가 하냐는 질문을 던지자, 부부는 잠깐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직 집에서 밥을 한 적이 없어요”라고 대답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대학생부부로서의 신선함과 솔직함이 드러났다. 이어 수현씨는 “명확하게 역할분담을 한 것은 아니지만, 빨래와 설거지 같은 일은 보통 절반 정도씩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부부, 이것은 정말 좋다.


새내기부부가 된 이들 부부에게 대학생부부만의 장점을 물었다. 이 질문에 달우씨는 “가장 좋은 점은 함께 미래를 설계하고, 하루 종일 떨어져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점이예요”라 말하며 사랑을 과시하기도 했다. 결혼 후, 다툰 적은 없었냐고 묻자, 수현씨는 “결혼 후에는 사소한 일로 한두 번 다툰 일이 있긴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1시간 이상 안가요”라고 말하며 “사실 매번 오빠가 져요”라고 말하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인터뷰 중에도 처음 사귀게 된 날짜를 묻는 질문에 달우씨가 잘못 대답을 하자 수현씨가 힐끗 눈치를 주는 모습은 모습은 부부의 권력관계(?)를 짐작케 하기에 충분했다.


인터뷰 내내, 기자의 시기(?)와 부러움을 극대화시켰던 부부. 결혼이 빨랐던 만큼 더욱 길어질 그들의 행복을 짐작하며, 그들의 용기와 사랑에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처음으로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러운’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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