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 지루해 난 뭐 화끈한 일 뭐 신나는 일 없을까?’ 이런 노래가 저절로 흘러나오는 따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그대를 위한 가지각색의 해열제를 준비해 두고 있는 곳이 있다. 반복되는 신촌의 풍경 속에서 너무도 단조로운 철문 하나, 하지만 그 문을 열면 우리의 열을 식혀줄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그 곳, 분장까페 ‘해열제’가 초대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동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마법사들과 온 몸을 소름 돋게 했던 스크림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 곳. 일상의 기억을 날려버릴 강렬한 비트의 음악과 우리를 새롭게 변신시켜 줄 온갖 분장도구들이 기다리는 그 곳. 1998년에 문을 연 이곳은, 직장인으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외국의 파티문화를 컨셉
연세대학교 앞에는 볼거리,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그러나 같은 신촌 역세권인데도 타 대학 방면에 있는 맛집과 멋집은 알 기회가 많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연세인들의 맛집, 멋집 리스트에 등록할 만한 또 하나의 멋진 곳, 서강대학교 앞의 ‘산까캄를 찾아가봤다. 입구에서 지하로 향해 내려가는 계단은 사람들의 자취로 중간부분이 닳아 있어서, 이곳의 오랜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와 내부에 들어서니, 한지로 만든 전등에서 나온 불빛이 은은한 분위기를 가득 내뿜었다. 주메뉴인 된장비빔밥과 제육덮밥만으로 이 곳의 분위기를 속단하는 것은 금물! 들어서자마자 걸려있는 키와 징, 북 등의 민속악기가 향토색을 자아내었다. 힘차고도 정감 있는 붓글씨로 쓰인 현판도 향토적인 분위기를 더 했다. 고개를
한달 가까이 학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 연세의 새내기들에게, 독특하고 새로운 형식의 식당을 소개해 주고자 하는 바람에서 우리는 여기 ‘Hungry?' 라면집을 찾았다. 먹거리가 많기로 유명한 신촌이기에 괜찮은 라면집들도 많이 있지만, ’헝그리‘는 보통 라면집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개점 후 4개월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점점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게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대학약국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가 가게들을 따라 걷다보면, 먼저 ‘헝그리’ 라는 간판과 함께 마치 사람들이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신기한 창문이 우리를 맞아준다. 가게 내부로 들어서저 보통의 라면집과는 다르게 카페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라면의 매운맛을 나타내는 듯한 빨간 벽이
어느덧 3월의 끝. 봄이 온다지만 여전히 바람은 거셌고, 코를 훌쩍이게 만들었다. 수습으로서 첫 취재를 나온 우리 두 기자는 봄의 추위를 헤치고, 술집과 상점이 즐비한 신촌에서 ‘꿈’이라는 풋풋한 단어를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갔다. 나무 위에 풀잎색 글씨로 쓰여진 간판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문화카페, ‘작은 풀씨의 꿈’이다. 그다지 크지 않은 아담한 공간, 그리고 한편에 놓여져 있는 피아노와 조용하게 흐르는 클래식 음악. 복잡한 신촌 속에도 이런 공간이 있음에 우리는 감탄하며 5년째 풀씨지기를 맡고 있는 이화여대 나고운양(물리학과 01학번)을 만났다. 1998년, 이곳은 상업적인 건물이 넘치는 신촌에서 대학생들이 마음껏 쉴 수 있는 건강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탄생하게 됐다. 풀씨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자신의 소중한 기억이 담긴 공간 하나 쯤은 가지게 된다. 친구녀석들과 왁자지껄 떠들었던 곳, 떠나버린 사람에 대한 아픔에 눈물 흘리며 혼자 가슴아파 하던 곳, 좋은 분들과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던 곳... 하지만 '잠깐 생겼다 사라지는 것이 반복되는 도시 신촌에서 당장 10년 후에도 추억 서린 소중한 공간들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그런데 이런 신촌에서 1975년부터 시작해 아직까지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원두커피집이 있다. 바로 "미네르바"이다. 세상은 시간이 흐르고 흐른다지만 이곳 "미네르바" 안에서만큼은 시간의 흐름이 잠시 멈춘 듯 했다. 주인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소소한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이곳이 처음 생겼던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냄새를 맡는다. -박희준 '하늘냄새' 중에서. 휘황찬란 번쩍이는 신촌 거리 구석에 맑은 시 한편이 써 있는 깨끗한 간판이 우리의 눈길을 잡아 끈다. 나무 계단을 따라 터벅터벅 내려가니, 넓지도 좁지도 않은 딱 이만큼만 했으면 하는 공간 안에 맑은 눈의 아주머니가 살갑게 반겨준다. 아무렇게나 마음이 끌리는 자리에 가서 앉아 있으려니, 투박하면서도 열정이 느껴지는 민중가요가 귓가에 착착 감긴다.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값싼 대중가요에 익숙해져 있어서 처음에는 낯설기도 하지만, 얼마쯤 듣다 보면 어느새 흥얼흥얼 따라 부르게 된다. 꺼칠꺼칠한 촉감의 거대한 메뉴판을 펼치면, 메뉴와 이에 대한 설명이 빽빽이 손으로 적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