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준 문학상(소설 분야) 당선작 ]여름장난 김건(철학·10)늘어지는 여름의 한 가운데에서 우주를 담은 듯한 어두운 밤은, 개구리가 울어대는 소리로 내게 다가왔다. 이 눅진한 개구리 소리는 어릴 적 내겐 어둠을 상기시킬 뿐인 공포의 제왕이었지만, 이제는 공허한 어둠을 몰아내어 주는, 딱딱하면서도 부드러운 굳은살이 박힌 할머니의 손길이었다. 장롱에서 퀴퀴하면서도 포근한 할머니의 냄새가 남아 있는 이불을 꺼내 바닥에 펼쳤다. 막 펼친 이 두꺼운 솜이불은 푹신하고 시원했다. 하지만 누우면 곧 더워지겠지. 어릴 때부터 그래왔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삼베 이불을 하나 꺼내 그 위에 덧깔았다. 삼베 이불은 시원해서 좋지만 까슬했다. 누워서 한참을 뒤척였다. 곧 눈도 몹시 까슬해져
[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심사평정명교문과대 국문학과 교수 대학생 문학은, 문학 제도의 경계에 걸쳐져 있다는 특성으로 인해, 기성 문학판을 반성적으로 성찰하고 더욱 쇄신된 문학 환경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대학생 문학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특성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하나는 진솔성이다. 즉 세련된 기교보다는 삶을 언어에 접목시키는 일에 있어서의 진실됨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혁신성이다. 기존의 문학이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문학의 지평을 열겠다는 패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 주의하여 투고작들을 살펴 보았다. 「잡초가 자라는 이유」, 「독백과 독백」, 「별빛」, 「빨래」, 「검은 점」, 「벚꽃」, 「백령도」, 「까치밥」은 경
[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수상소감윤승리(독어독문·12)나치시대를 살았던 독일의 시인 브레히트는 자신의 시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에서 "이런 시대에 아름다운 서정시를 쓰는 것은 그로테스크" 라고 말했습니다.이번 시는 죽은 물고기처럼 조류에 따라 흘러가는 제 모습에 경악을 한 뒤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름답지 못한 시구를 토해내고 있습니다. 그 시구를 읽노라면 답답하고 괴롭습니다. '터널을 지나는 창문 열린 버스 안'처럼 매캐하고 숨 막힙니다.부끄러움에 대한 고백이며 괴로움에 대한 실토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생활 5년동안 나름 많이 배웠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제가 뱉어낸 말은 강박에 사로잡힌 언어들이며 수치의 전개입니다. 황지우, 김수용 시인의 저항시를 읽으면서도 불의에
[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당선작]당분간 버스운행이 중단됩니다.윤승리(독어독문·12)천연가스로 달린다는 202번 버스그 모퉁이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남 일인 양 하염없이 세상구경을 한다서행하는 광화문 위를무심히 흘금대는 찰나에스쳐가는 무수한 현수막과 차벽시위대와 경찰기동대절규와 함묵,차에 치인 비둘기 “잠시 후 터널을 통과하오니고객님들의 건강을 생각하여창문을 닫아주시길 바랍니다!”창을 닫자 지독한 열기와 악취가 깔린다꾸뻑 조는 아저씨 자리에는창문이 휑하니 열려 있어기어코 숨을 참아보지만결국 퀴퀴한 공기를 꾹 삼켜버린다 더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꼴이라니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가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과 협력해 '아르바이트' 연재기사 3편을 전해드립니다.마지막 기사는 '알바생과 사장님,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입니다.이 기사는 알바천국 블로그(http://albachunkuk.com/220878144681)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대 아르바이트생(아래 알바생)들은 고용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법적 대응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편 고용주들은 연락 없이 일을 나오지 않는 ‘알바추노’와 같이 책임감 없는 알바생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처럼 알바생과 고용주간의 갈등의 골은 깊다. 우리신문사는 설문조사를 통해 두 입장을 들어보고 건강한 알바문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가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과 협력해 '아르바이트' 연재기사 3편을 전해드립니다.두 번째 기사는 '알바, 더 이상 몰라서 손해 보지 말자’ 입니다.이 기사는 알바천국 블로그(http://m.blog.naver.com/ganhojob/220875203702)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중 대부분은 모두 알바 경험이 있고 또 앞으로 알바를 할 계획에 있다. 그런데 시작하려는 이들은 아는 게 없으니 두렵고 어디에다 딱히 물어봐도 명쾌한 대답을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여기저기서 근로계약서 써야 한다는 소리는 들려오는데 막상 찾아가는 사업장에서는 안 써도 된다는 답변만 돌아오고, 무슨 수당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뭔지는 모르겠다. 나름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가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과 협력해 이색알바 이야기 3편을 전해드립니다.두 번째 기사는 '귀신의 집 알바’ 입니다.본 기사는 알바천국 블로그(http://albachunkuk.com/220874255242)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웃음만 가득할 것 같은 놀이동산 한편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공포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는 귀신의 집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다.우리나라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에버랜드 귀신의 집 '호러메이즈'가 극한의 공포를 선사할 수 있는 이유는 사실 귀신 연기를 보여주는 연기자들 덕분일 것이다.에버랜드 호러메이즈 귀신 연기자 김주환(27)씨를 만나봤다. Q. 구체적으로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신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가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과 협력해 이색알바 이야기 3편을 전해드립니다.첫 기사는 '시험감독 알바’ 입니다.본 기사는 알바천국 블로그(http://blog.naver.com/ganhojob/220870354024)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준비한 시험을 치르는 응시자들을 감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홍익대학교 3학년 김서우입니다. Q. 논술 시험감독 아르바이트(아래 논술 감독 알바)의 구체적인 업무는 무엇인지 소개해주세요. A. 논술은 대학입학이라는 중요한 사안이 걸려있기 때문에
대학사회에 만연한 ‘문송합니다’ 현상에 대해 당사자인 문과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위해 우리신문은 지난 4일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우리대학교 국문과 대학원생 김동준(국문·석사2학기)씨, 우리대학 새내기 김연우(국문·16)씨, 이화여대 재학생이자 취업 준비생인 이상아(영문·12)씨가 패널로 참여했다. 이들로 부터 문과생으로서의 경험과 인문학에 대한 자신들만의 견해를 들어봤다. Q1. 현재 우리사회에는 문과가 이과에 비해 불필요한 학문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문과라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거나 비하발언을 들은 적이 있는가?연우: 집에서도 기본적으로 ‘너는 문과니까, 전공을 살릴 수 없을 거다. 그러니 행정이나 사법고시 준비를 하던지 교직 이수를 해라’는 말을 듣는다. 친구들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청년실업률’은 8.5%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된 취업준비생과 통계적으로 취업자에 포함된 아르바이트생까지 고려하면 실제 청년들이 체감하는 취업난은 그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취업률이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특히 인문계열 학생들의 취업난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난제로 남아있다. 지난 2014년 처음 등장한 신조어 ‘문송합니다’ 즉 문과생이라 죄송한 현실은 여전히 우리사회에 팽배해있다. 인문계열 학생의 취업 지표 현실기업들은 어떤 채용 공고를 내나한국교육개발원의 정기간행물 『교육개발』 190호에 따르면, 2014년 일반대학 취업률은 ▲의약계열 72.1% ▲공학계열 65.6% ▲사회계열(상경계열 포함)
‘문송하다’는 말이 유행어처럼 널리 사용되고 있는 지금, 이 농담이 농담으로 여겨지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대체 무엇이 문과대생들을 ‘죄송하게’ 만들었을까? 문송하다는 문과대생들을 둘러싸고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아봤다. 심소영 기자seesoyoung@yonsei.ac.kr양성익 기자syi04039@yonsei.ac.kr최서인 기자kekecathy@yonsei.ac.kr천시훈 기자mr1000sh@yonsei.ac.kr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고 진리를 좇는 고등교육기관이다. 학문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인문학은 인간 본연의 가치를 탐구하는 근본적인 학문이다. 하지만 인문학은 돈이 되지 않는 학문, 이학은 돈이 되는 학문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는 가운데 문과는 죽이고 이과는 살리는 정책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 대학사회에서 ‘인문학의 상아탑’은 무너진 지 오래다. 대학가의 문과 ‘밀고’, 이과 ‘당기기’ 우리나라 대학가에서 인문학 교육은 기술의 발전을 추구하는 현실과 맞지 않는 학문으로 여겨지면서 교육부조차 프라임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이 됐다. 프라임 사업은 이공계열을 확충하고 인문계열을 축소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이공계에 집중된 취업시장에 학문의 전당인 대학이
조사대상 : 원주캠 학생 600명(신뢰도 95%, 오차범위±4%)
만족 지수 : 매우 불만족(1점) ~ 매우 만족(5점) 중 평균 응답치.조사 대상 : 신촌캠 학생 1003명(신뢰도 95%, 오차범위 ±3.1%)
*연세대학교 학보사 연세춘추가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과 협력해 '아르바이트' 연재기사 3편을 전해드립니다.첫 기사는 '이 시대 우리들의 이야기 ‘아르바이트’ 입니다.이제는 이 시대 우리의 삶이 된 아르바이트가 과연 무엇인지, 우리는 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지 우리에게 아르바이트란 어떤 의미인지 다양한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봤습니다.#서빙11시 17분 38초. 움직이는 초침조차 나의 발걸음처럼 무겁게 걸어가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끝마치고 피로한 몸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오늘 하루를 되돌아본다. 마지막 수업이 끝난 게 6시, 학교를 나와 장장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동안 지하철을 타고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프랜
우리대학교가 2016학년도 정기 연고전(아래 정기전)에서 1승 2무 2패를 거뒀다. 럭비에서는 귀중한 1승을 챙겼으며, 농구와 빙구는 경기 전반을 리드했으나 안타까운 2무를 기록했고, 야구와 축구에서는 석패했다. 유일하게 승전보를 울린 럭비부고려대 맹공격에도 승기 놓치지 않아고려대의 킥오프로 시작된 경기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양 팀의 스크럼 대결이 이뤄지면서 맹공격을 주고받았다. 경기가 진행되던 중 우리대학교 장정민 선수(스포츠레저·13,WG·14)가 경기 시작 7분 만에 트라이 성공으로 5점을 득점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이어 우리대학교 방성윤 선수(스포츠레저·14,SO·10)가 컨버전 킥에 성공하면서 2점을 추가로 득점했다. 그러나 고려대 유지훈 선수
과거 연고전은 일제강점기 민족 사학을 대표하는 연희전문학교와 보성전문학교가 양교의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였다. 때문에 ‘연보전’이라고 불렸던 이 친선전은 식민지배의 설움을 토로하고 민족을 하나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일제의 징병제로 중지됐던 연보전은 광복 이후 ‘연고전’으로 부활해 민주화 운동 시기 학생들이 사회의 정의를 위해 부르짖는 창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즉 연고전은 대학사회를 긍정적으로 선도하는 장이자 사회를 향한 학생들의 입장을 대표하는 축제였던 것이다. 그러나 연고전은 ▲엘리트 체육 위주의 진행 ▲일반 학생들의 참여 불가 ▲경쟁 과열 등으로 인해 본래의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다. 그들만의 스포츠 우리대학교와 고려대 학생들을 대표하고자 만들어진 연고전은 최근 그 대표성을
이번 시즌 우리대학교 농구부와 고려대학교(아래 고려대) 농구부의 관계를 표현하자면 용호상박(龍虎相搏)이라는 표현이 딱이다. 우리대학교와 고려대는 지난 3월 두 번의 비정기전을 치뤘다. MBC배 대학농구대회와 대학농구리그 개막전에서 1승 1패씩을 나눠가지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최고의 라이벌 전인데다,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받는 정기전에서의 2016학년도 세 번째 리턴매치! 우리대학교가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농구부 은희석 감독(경영·96)과 농구전문잡지 『더바스켓』 대표이사이자 MBC 프로농구 해설위원인 박건연 동문(정외·81)과 이야기 나눠봤다.4쿼터에 밀리지 않는 법! 우리대학교가 항상 아쉬웠던 것은 비등하던 경기에서 4쿼터 말미에 패배한다는 점이다. 지난 2015
90년대 ‘농구대잔치’에서 최고의 팀을 꼽으라면 우리대학교가 빠지지 않았다. 우리 모두를 열광시켰던 최고의 농구 스타들이 그립다면 이번 정기전 농구경기에 주목하자. 이제는 한국농구를 책임지고 있는 90년대 농구 스타들과 평행이론을 걷고 있는 우리대학교 농구부 선수들을 알아보자!※기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듬뿍 담김 주의! 1. ‘컴퓨터 가드’ 이상민 ‘영원한 오빠’로 남아있는 이상민(경영·91)의 트레이드 마크는 빠른 농구였다. 그는 선수시절에 가드부터 센터까지 트랜지션 상황*에서 속공을 멈추지 않았으며, 속공이 실패했을 경우 빠르게 얼리 오펜스로 전환하며 상대팀을 몰아붙였다.그와 평행이론을 이루는 선수는 우리대학교 에이스 허훈(스포츠레저·14,G·9) 선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