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코의 죽음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어떠한 진리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슬픔을 실컷 슬퍼한 끝에 거기서 무엇을 배우는 길 밖에 없으며, 그리고 그렇게 배운 무엇도 다음에 닥쳐오는 얘기치 않은 슬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중에서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무 수히 많은 것을 잃어간다. 그렇지만 잃는 것이 잇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는 남는 것
지난 1991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부남 사건’. 이는 30세 여성이 9살 때 자신을 성폭행한 이웃집 아저씨를 21년 뒤 찾아가 살해한 사건으로 아동 성폭력이 한 사람의 일생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아동 성폭력 치료 및 아동복지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신의진 교수(의과대·정신과학)다. 아동 성폭력 사건 처리와 치료 등을 담당하는 ‘해바라기 아동센터’의 운영위원장을 역임 한 이래, 아동 교육에 대한 연구로 주목받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신 교수는 “아동을 이해하고 싶었고, 어머니의 입장에서 과학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싶었다”며 먼저 자신이 소아정신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밝혔다. 특히 신 교수가 아동성폭력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데
공통점을 찾아본다. 팔과 다리가 없는 여자아이, ‘왕따’를 당하는 염소, 아이를 키우는 직장 여성, ‘불행한’ 외모를 지닌 여자, 외국인 노동자, 고릴라로 둔갑한 고3 수험생…. 서로 다른 인물들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하나로 연관시킬 수 있는 단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그건 바로 ‘차별을 받는 사람들’이란 단어다. 지난 2003년 겨울에 조금은 ‘재미없을지도 모르는’ 영화 한편이 개봉된 적이 있었다. 바로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로 제작된 영화 『여섯 개의 시선』이다. 당시 영화는 ‘인권’과 ‘차별’이라는 낯선 주제를 우리에게 친숙하게 풀어내며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별별이야기』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여섯 개의 시선』이후 선보이는 새로운 작품이다. 영화는 보기편한 여섯
높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바야흐로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하지만 여전히 ‘책’이란 단어는 딱딱하게만 느껴지는데, 지난 9월 29일(금)부터 3일(월)까지 도서관에서 차곡차곡 잠자고만 있던 책들이 홍대 앞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제1회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아래 북 페스티벌)’이 바로 그것! ‘홍대 주변’. 단연 ‘클럽’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홍대 주변에는 2백개 이상의 출판사 역시 이곳에 모여 세계 유일의 자생적 출판단지가 조성돼있다. 소가 느긋이 누워 있는 모양새라는 ‘와우산’ 자락에 모여 있는 이 출판사들이 힘을 모아 몇 년동안의 준비 끝에 드디어 일을 벌인 것이다. 이번 축제의 모토는 ‘책과 함께하는 새로운 문화축제’다. 더 이상 혼자 읽는 행위로만 그치는 독서방식의 책
‘그 많던 어르신들이 노인종합복지관으로 가셨다?!’노인인구비율이 20여년안에 14%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령화 시대, 노인 문제에 발 맞추기 위해 지난 1989년 설립된 시설이 바로 노인종합복지관(아래 복지관)이다. 노인복지법에 의하면 복지관은 무료 또는 저렴한 요금으로 노인에 대한 각종 상담을 하고 건강 증진, 교양, 오락 등 노인의 복지에증진에 필요한 편의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복지관은 전국 1백52곳이 있으며 다양한 문화 및 여가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쇠퇴하는 경로당의 대안으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시 노인복지과 노인종합복지담당 오은미 주임은 “복지관은 한끼 식사비 1천5백원을 제외하
지난 9월 29일 찾아간 서대무구 연희3동 성원 아파트의 한 경로당. 고작 네댓명의 노인들만 모여 화투를 치고 있었다. 근처 성원샹떼빌 아파트에 있는 또 다른 경로당은 사정이 더욱 심각해 아예 문을 닫을 지경이었다. 유순준 할머니(77)는 “와봤자 사람도 별로 없어 심심하다”고 하소연했다. 옆에 있던 이아무개 할머니(79) 또한 “십년전만 하더라도 경로당은 또래 노인들로 북적북적하던 공간이었다”며 ‘잘나가던’ 시절을 새삼 그리워하는 눈치였다. 경로당에 노인이 없다. 노령화사회 진입으로 노인숫자는 늘어나고 있는데 정작 경로당에는 노인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있는 현실은 실로 아이러니하다. 이는 “화투치거나 장기두면서 소일하는게
“저는 스스로를 ‘고추장’이라고 부릅니다. 추장이 대표라는 명칭보다 훨씬 더 민주적이고, 들으면서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기 때문이죠.”연구공간 ‘수유+너머’(아래 수유)의 ‘추장’ 고병권 연구원의 말은 이 곳의 탈권위적인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유는 개인적 연구공간으로 조직된 ‘수유연구실’과 지난 1999년 서울사회과학연구소에서 독립해 따로 만들어진 연구모임 ‘너머’가 2000년 봄 서로 결합한 ‘자발적, 능동적 지식생산’을 위한 연구공동체다. 수유는 개인이 자신의 기호와 관련된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으로 고전문학부터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10여개가 넘는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와 강좌 및 개인 연구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회원들은 각자의 관심분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최근 일본 소설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우리대학교 중앙도서관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많은 일본 소설이 대출되고 있었다. 물론 상위권은 판타지 소설들이 차지하고 있으나 일본 소설 역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곽명계양(인문계열·05)은 “일본 소설의 경우 표현이 섬세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특이해 자주 읽는다”며 일본 소설을 읽는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번 1학기 일본 소설 대출순위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우 1970년대 일본 대학생들의 허무한 삶과 상실을 그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바다거북이나 플루트와 같은 다양한 소재를 통해 작가의 상상력을 맘껏 드러낸 단편집 『밤의
▲환한 웃음, 앞으로도 이들의 사랑이 계속되길.../ 위정호 기자 maksannom@yonsei.ac.kr 먼 옛날 베로나에 서로 원수의 가문에 속해 가슴 아픈 사랑을 나눈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었다면, 오늘날 치열한 연고전이 펼쳐지고 있는 잠실에는 연고커플이 있다. 의도하지 않게 적이 돼버린 우리대학교, 고려대학교 커플을 연고전 첫째 날 푸른 함성과 붉은 열정이 뒤섞인 경기장에서 만나봤다. 첩보영화의 한 장면처럼 13게이트와 32게이트 사이 중간지점인 22게이트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2005년 9월 23일.잔뜩 찡그렸던 어제의 하늘은 온데 간데 없고 어느 때보다 높고 푸른 하늘을 자랑했던 이 날의 잠실 운동장의 열기는 정말 대단했다. 이보다 더 치열할 수 있을까? 경기장을 가득 매운 파란, 빨간 물결들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장관이었다. 둘째날, “어제의 여세를 몰아서 오늘도 압승하리라”며 들떠 있는 목소리의 이민호군(법학·04) “연고전이요? 고연전이죠. 지난해도 재역전극이 벌어진 걸로 알고 있다 올해도 결국엔 고대가 이길 것이다”며 연고전이라는 기자의 단어 사용에 발끈하는 송오근군(고려대 경영·04). 경기 시작 전부터 양교 학생들의 경쟁의식은 치열하다.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학생들은 넓디 넓은 잠실 운동장을 가득 매우고 있다. 모두가 자리에 일어서서 앉을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는 창간 125주년 기념을 인류가 여전히 풀지 못했고, 21세기에 해결되어야할 수수께끼 25개를 발표했다. 1.우주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나. 2.의식의 생물학적 기반은 무엇 인가. 3.인간의 유전자 수가 예상보다 훨씬 적은 이유는. 4.개인 의 건강은 유전자와 얼마나 관련이 있나. 5.물리학의 모든 법칙 들은 하나로 통합될 수 있을까. 6.인간 수명의 한계는. 7.유기체 의 재생을 통제하는 것은 무엇인가. 8.피부 세포를 신경세포로 전환 할 수 있는 현대판 연금술의 비결은 무엇인가. 9.단순한 체세 포 하나가 어떻게 완전한 식물로 자라날까. 1
조모임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바야흐로 조모임이 2005년 대학가를 ‘접수’했다. 조모임 없는 강의 찾기가 더 힘들다는 경영학과 전공수업은 물론이고 교양수업의 경우에도 두개 건너 하나 꼴로 조모임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모임을 통해 이뤄지는 보고서나 발표점수는 전체 성적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왜 지금 조모임일까, 도대체 왜?조모임의 기원(?)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한 빔 프로젝터가 나온 90년대 중반부터’라는 소수설과 ‘경영학과 전공 수업에서 유래했다’는 다수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경영학과는 ‘조모임이 하도 많아서 한학기만 지나면 모든 학생들이 서로의 얼굴을 대충 알 정도’라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조모임의 메카로 불리운다. 장대련
만약에 ‘전기’가 사라진다면?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해지고 교통이 정지되며, 해가 지면 온 세상이 블랙홀처럼 암흑에 휩싸인다. 이처럼 소중한 전기는 에디슨(T.A.Edison, 1847~1931)과 테슬라(T.Nikola, 1856~1943) 두 발명가의 ‘선물’이다.1800년대 당시 전기의 존재는 알려져 있었지만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이 크게 발전하지 못했기에 주목받지 못했다. 이에 에디슨은 전기 보급을 위해 테슬라와 함께 전기 공급 방식을 두고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같은 분야에서 업적을 쌓은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전기 공급 방식을 두고 에디슨은 직류를 선택했지만 테슬라는 교류를 채택했다. 또한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던 에디슨은 실험 시 시행착오를 통해 성과를 얻었지만 우수한
▲ /사진 신나리 기자 journari@yonsei.ac.kr ‘커리어다음’ 경력개발연구소 이우곤 소장은 좬한방에 통하는 취업면접』의 저자이자 20여 기업의 면접 교육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면접전문가다. Q: 일반적으로 면접자가 갖춰야 할 바람직한 의상을 후천한다면?A: 면접복장은 첫 인상이기에 중요하다. 남성은 체형이나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진한 감색이나 안정되고 지적인 느낌을 주는 진한 회색 계열의 정장이 좋다. 여성의 경우 흔히 스커트 정장을 입어야 하나 자신에게 어울린다면 바지 정장도 상관없다. Q: 면접관이 싫어하는 면접자의 유형은?A: 단답형 질문에 단답형으로 답변하는 사람, 목소리가 작은
취업에 있어 면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커리어다음’ 경력개발연구소 이우곤 소장은 “과거 모기업에는 면접장에 관생쟁이를 배석시키기도 했고, 면접장소는 각 회사에서 가장 명당인 자리에 배치돼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좥연세춘추좦는 지난 1일 역삼동 ‘커리어다음’ 사무실에서 우리대학교 이승수군(행정·98)과 안성희 동문(정외/경영·99)에게 모의면접시험을 치르게 했다. 이제 막 취업준비를 시작해 면접이 첫 경험이라는 이들에게 이 소장을 비롯한 세명의 모의면접관들은 보완해야 할 점을 지적하고 조언해줬다. 이군과 안동문의 모의면접과정을 소개한다. Q: 자기 소개를 해보세요. A: 저는 연세대학교
40년의 연륜이 묻어나는 정양모 교수의 눈길과 손길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고 날카롭다. 신나리 기자 jounari@yonsei.ac.kr 한국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드러내는 예술품은 도자기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백자의 순수한 미는 작위를 거부하는 한국인의 전형적인 미의식이
‘섬강은 어듸메오 치악이 여긔로다’ 고등학교 문학시간, 무던히도 접했을 이 추억의 ‘관동별곡’ 한 구절이 노래하는 땅은 바로 지금의 강원도 원주다. 조선시대 대문호 송강 정철이 읊었던 섬강의 푸른 물과 넓은 백사장, 기암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아름다운 땅 원주시는 지난 1일로 시제 50주년을 맞는 지천명의 도시가 됐다.조선 시대 때부터 5백여년간 강원감영이 원주에 자리했던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예로부터 관동지방의 중심지였던 원주는 현대에 들어서도 그 위상을 유지하며 지난 1955년 시로 승격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후 교통의 요충지라는 지리적 이점은 살리지 못한 채 점점 낙후돼가는 환경 속에서 침체기를 겪어왔다. 하지만 시제 50주년을 맞은 요즘 원주의 모습은 이전과 달
무더웠던 지난 8월 15일광복 60주년을 맞이해우리 대학교에선 교내 진입과 관련한논쟁으로 뜨거웠다,그렇지만한반도 기를 흔드는저 해맑은 아이들의눈망울 속에'통일'은 과연어떤 모습으로 비칠런지./글 강동철기자 fusionsky@/사진 위정호기자 maksannom@
신촌민회(아래 민회) 창립의 씨를 뿌린 이신행 교수(사회대·정치이론 및 사상). 오늘도 그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민회사업을 진행하며 민회의 활동주역들을 배출하고 있다. 연구실 문을 여는 순간, 책들로 뒤덮인 책상과 소박한 내부 풍경, 그리고 마치 이웃집 아저씨를 만난 듯한 편안한 느낌의 이교수와 낡은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Q. 민회설립의 주축으로 활동했다고 들었는데, 이것을 계획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A. 우선 세 가지 의문을 떠올렸다. 먼저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고, 단순한 여가나 복지만이 아닌 새로운 공간을 창조해 낼 수 있으며 정당성을 가진 새 권력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가 그것이었고 그 대안을 모색한 결과 민회를 설립하게 되었다.Q. 민회
주변 환경, 과연 아무 문제 없나?초등학교 시기는 막 배움을 시작하고 인격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때인 만큼, 학생들이 배우는 공간인 학교의 주위 환경이 가지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그런 의미에서 창서초등학교의 지리적 입지는 많은 우려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주변 업소들로부터 받는 직접적인 영향은 생각 외로 덜하다는 입장이다. 이 학교 김금순 교감은 “초등학교의 수업과정은 아침에 시작하여 낮 2시나 3시쯤 끝나는데 비해, 주위 업소들은 대부분 저녁부터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며 “실제로 학교와 학생들이 받는 가시적인 영향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교 측은 등교길에는 녹색어머니회의 학부모들이, 하교길에는 학교에서 2명의 교사들이 순찰 지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