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조차도 업주나 마담이 간섭할 수 있다는 사실은 나의 존재가 뼛속까지 성매매 여성임을 알려주었다. 내 몸은 구매자들 기분을 맞춰주는 도구이기 때문이었다. 업주나 마담은 내 마음대로 내 몸을 꾸밀 수 없게 했고, 어떻게 내 몸을 다뤄야 하는지 철저하게 교육시켰다. (중략)마담은 팔에 힘이 풀릴 때까지 그 아가씨를 때렸다. 선불금을 갚지 않고 도망을 가면 저렇게 된다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 무섭고 겁이 났다. 여기서는 절대로 도망갈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년간 성매매 업소에 종사했던 봄날 작가가 『길 하나 건너면
또 하나의 영화관이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 8월 31일 서울극장은 43년간의 추억을 뒤로하고 관객과 작별했다. 세찬 비가 쏟아지던 그 날, 많은 관객이 서울극장의 마지막을 채워줬다. 시간이 흘러 관객이 떠나고 남은 것은 어두운 빗소리와 희미한 조명뿐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로 깊은 터널에 빠진 영화관은 빛을 찾기 위한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 도금 펜과 오스카 와인서울극장에 어린 추억 지난 8월 31일 서울극장은 다양한 관객들로 북적였다. 마지막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는 관객부터 상영관 입장을 위해 서두르는
지난 9월 1일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은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인파로 북적였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507차 정기 수요시위’는 릴레이 1인 시위 형태로 1시간 동안 이어졌다. 시위를 주관한 한살림서울소비자생활협동조합 한인숙 이사는 “일본은 전쟁범죄에 응당한 책임을 지고 피해자에게 사죄와 배상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기억연대(아래 정의연) 이나영 이사장은 “9월 1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을 기념하는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이라며 “오늘을 여성 인권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실천하는 날로 삼아
“몸이 좋은지 안 좋은지 알 방법이 없죠” 지난 2014년 크론병을 진단받은 안희제(27)씨는 자신의 일상이 “굉장히 성가시고 불안한 상태”라 말했다. “크론병은 멀쩡한 면역 세포가 몸을 공격해 입부터 항문까지 이어지는 소화 기관에 염증이 계속해서 생기는 병이에요” 안씨는 ‘아픈데 그나마 건강한’ 관해기의 크론병 환자다.지난 8월 28일 우리신문사 편집실에서 만난 안씨는 마스크 너머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2시간 넘게 이어진 인터뷰에는 책을 인용하는 대목이 자주 등장했다. 불확실한 증상은 안씨의 감각을 거쳐 ‘질병 서사’로 나아갔
나는 내게 몸이 있단 사실을 깨닫는 데 생애 대부분을 보냈다.혓바늘이 돋은 순간만큼 혀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때도 없는 것처럼, 각 기관을 아주 세부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의식하며 살아야 했다. 나는 건강에 무지한 건강, 청춘에 무지한 청춘이 부러웠다. 김애란 작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은 조로증* 환자 ‘아름’을 담아낸 소설이다. ‘아름’은 멀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사회에 살아 숨 쉬며 질병과 사투하는 희귀질환자는 책 너머 현실에도 존재한다. 희귀질환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유전상담을 원하는 목소리가 무색하게 유전상담은 여전
후천성면역결핍증(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AIDS)이 처음 발견된 80년대만 해도 AIDS는 불치병이라고 인식됐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며 관리가 가능한 질병이 됐지만 HIV/AIDS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공포는 4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감염인들은 병보다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차별이 더욱 고통스럽다고 호소한다. HIV/AIDS무지가 낳은 공포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는 인체의 면역 기능을 파괴하는 바이러스다. HIV 감염 시 초기에는 감기
유통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위기와 무인화로 인해 유통업 중심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 중이다. 이에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그러나 기업의 속도에 맞춘 유통업 구조 개편은 노동자가 설 자리를 위협한다. 몸집 줄이던 대형마트내실 다지기로 전환 코로나19는 유통업 구조 재편을 가속했다. 비대면 기반 소비패턴이 확산하면서 온라인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아래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지난 7월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은 전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이 담긴 경기에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는 동안 설움을 토로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묻혀만 갔다. 불합리한 방송국의 관행에 따라 ‘열정페이’를 강요당하며 차갑게 식어만 가는 미디어 산업 근로자들의 실태를 살펴봤다. 올림픽의 환호성노동자의 비명 2020 도쿄 올림픽 기간 방송국은 기존과 다른 프로그램 편성에 나섰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프로그램 결방으로 인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었다. 더불어사는희망연대노동조합
찬란했던 1987년의 6월 속에도 분명 어둠이 드리웠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그 어둠을 쉬이 인식하지 못할 뿐. 직선제 개헌 이후 노동자들의 파동과 삶을 위한 분투는 어둠 속에 기록됐다. 공지영 작가는 「동트는 새벽」을 통해 노동자가 역사의 주인임을 비췄다. 기자는 그 흔적을 좇기 위해 구로로 나섰다. 닭장, 공순이, 멍청하게 1987년 가을,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던 여름의 투쟁들이 안으로 다져지기 시작했을 때, 정화는 현장에 가려는 결심을 굳혔고, 설마 하는 부모님들에게 쪽지 한 장을 남겨놓고 집을 나왔다. 아카시아 꽃향기가 진동하
새벽 4시 구로구 거리공원.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 정류장으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6411번 버스 두 대가 노란 전광판을 번쩍이며 이들 앞에 멈춰 섰다. 강남의 한 빌딩에서 미화원으로 일하는 서정숙(가명)씨는 “노후를 준비한다고 했지만 나이가 들어 설 자리가 여의치 않다”며 “돈이 부족하다 보니 생활비에 보태고자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씨를 비롯한 서너 명은 문이 열리자마자 급히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4시 정각이 되자마자 속도를 올렸다. 기다릴 틈도 없이 앞차를 놓친 기자는 뒤따라오는 두 번째 버스에 몸을 실었다. 새벽
지난 7월 11일 초복, 대구 칠성 개시장을 찾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개시장이다. 생선가게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가니 ‘개소주’ ‘보신탕’ 간판이 이어졌다. 개고기를 증기로 찌는 과정에서 퀴퀴한 냄새가 났다. 대부분의 가게는 셔터를 내렸고 3곳만 문을 열었다. 점심시간 보신탕을 찾는 손님들이 가게로 줄지어 들어갔다. 근처 가게로 보신탕을 배달하는 라이더도 보였다. 보신탕과 개의 죽음,복날의 두 얼굴 칠성시장에서 40년간 보신탕 업소를 운영해 온 이종태씨는 “평소 50명 정도 손님이 온다면 오늘은 100명 정도 왔다”며 “가게를
“HPV 백신 꼭 맞아야 하나요?” ‘자궁경부암’을 검색하면 자주 보이는 질문이다. 사비를 써가며 3회에 걸쳐 접종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HPV 백신 접종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지 오래다. 국가는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HPV 백신 접종을 꾸준히 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그에 대한 보장은 부족한 실정이다. 자궁경부암 백신 있어도 여전히…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암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비정상적인 출혈, 간헐적인 하복부 통증, 배뇨통 등이 있다. 초기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다른 질병으로 착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는 지난 2020년 최초로 ‘탈가정 청년’을 의제화했다. 이들은 탈가정 청년을 ‘가정폭력, 가정불화, 성폭력, 아웃팅, 파산 등으로 인한 탈가정 경험이 있거나 이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청년 혹은 탈가정을 희망하는 청년’이라고 정의했다. 언뜻 우리 주변에 이런 친구가 있을까 싶지만, 탈가정 청년은 우리와 동떨어진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대학교에서도 탈가정 청년은 평범해 보이는 모습으로 힘겨운 오늘을 살아내고 있다. 탈가정 청년 당사자인 한윤진(정외·19)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한다. A. 우리대
“완전한 단절이 있어야만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탈(脫)가정 청년’ 당사자 한윤진(정외·19)씨가 우리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탈가정의 이유다. 탈가정 청년은 ‘살아남기 위해’ 가정을 떠난다. 누군가에겐 아늑하고 든든한 보호처인 가정이 이들에겐 한시도 머무르고 싶지 않은 ‘지옥’이다. 그러나 탈가정 이후의 삶은 퍽퍽하기만 하다. 이들은 제도적 지원을 받기는커녕 사회적으로 ‘호명’조차 되지 않고 있다. ‘탈가정 청년’그들이 가족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 ‘탈가정 청년’은 지난 2020년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청년자립TF에서
지난 4‧7 재보궐 선거는 청년들이 더 이상 ‘정치 방관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들은 선거의 판도를 뒤집는 ‘스윙보터’*로 떠올랐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너도나도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서울권대학언론연합 청년기자단 간담회’(아래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는 청년들의 주된 관심사인 ▲공정 ▲일자리 ▲복지 ▲젠더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2030 청년들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공정’ 2030 청년들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공정’이다. 지나친 경쟁에 지친 청년들
K-POP에 이어 ‘K-신문’ 열풍이 붑니다. 갓 인쇄된 따끈따끈한 우리나라 신문들이 동남아의 길거리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읽혀야’ 하는 신문들이 해외로 팔려나가 재래시장 포장지로 활용되는 것입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해외로 수출된 신문의 양은 지난 2019년 4천69톤에서 2020년 1만 7천694톤으로 1년 새 334.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그러나 ‘K-신문’ 열풍은 축하할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끄러운 우리 언론의 자화상입니다. 신문 수출은 신문 대금 압박을 견디지 못한 ‘신문 지국’의 생존 수단이기 때문입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로 바뀐 일상에 좌절하기보다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서울동행’이다. 서울동행은 취약계층 아이들의 배움과 경험이 단절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학생 자원봉사 플랫폼 ‘서울동행’ 장옥순 대리, 임민주 주임, 양승조 주임을 만나 ‘뉴노멀’ 시대 대학생의 봉사 현황을 들어봤다. Q.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서울동행’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A. 서울동행은 초·중·고 학생들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09년 출범한 대학생 자원봉사 플랫폼이다. 서울시, 교육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180도 바꿔놓았다. 학교에서는 원격수업이, 회사에서는 재택근무가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각각의 변화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대학생 봉사활동에게 ‘뉴노멀’은 부정적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대학생들의 발길이 뜸해져 침체를 맞았기 때문이다.취약계층 아이들과 대학생을 연결하는 자원봉사 플랫폼인 ‘서울동행’을 찾은 봉사자들의 수도 급감했다. 지난 2019년 7천534명이었던 봉사자 수는 올해 4천42명으로 약 46%가량 감소했다. 봉사자들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여전히 많기에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로 대한민국은 ‘올 스톱’ 됐다. 교육 현장도 그 여파를 피해갈 순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이 공부의 끈을 놓지 않도록 고군분투하는 곳이 있었다. 바로 지역아동센터다. 코로나19의 그늘 속커지는 ‘학습 격차’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불평등’이 심화했다. 지난 4월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YTN과 전국 8개 시도 내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2020학년도 1학기 학업 성취도를 이전 연도와 비교해 분석한 결과 중학교에서는 중위권이 줄고 상·
대한민국에 ‘주식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빚을 내어 투자한다는 ‘빚투’,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한다는 ‘영끌’ 등 주식과 관련한 신조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연세인들은 주식도 ‘스마트’하게 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신촌캠퍼스 517명(69.49%), 미래캠퍼스 227명(30.51%)*남성 429명(57.66%), 여성 311명(41.8%), 기타 성별 4명(0.54%)*1학년 267명(35.89%), 2학년 196명(26.34%), 3학년 173명(23.25%), 4학년 이상 108명(14.52%) 글 고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