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운동장에서 연고전이 있었던 지난 9월 10일, 대학로 재능교육(아래 회사) 본사 앞 길가에선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아래 노조)의 부당해고자 전원 복직과 임금 및 단체 협약(아래 임단협) 원상회복을 위한 결의대회가 있었다. 잠실에 아카라카의 신나는 함성이 울려 퍼진 동안 대학로엔 비정규직을 철폐하라는 비장한 구호가 울려 퍼졌다. 같은 날 같은 서울 하늘에서 내린 폭우를 뚫은 대조적인 두 소리였다. 잠실을 가득 메운 소리는 일 년에 하루 이틀 외치는 소리지만 대학로를 가득 메운 소리는 매일 매일 쉬지 않고 천 일째 외치는 소리다. 지난 9월 15일은 노조가 투쟁을 시작한 지 딱 천 일째 되는 날이었다. 이 날은 총력 결의대회가 열렸다. 9월 10일 집회와 달리 여러 투쟁사업장 노조가 연대해
여러분은 ‘검정색’하면 무슨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서양에서는‘검은 날’에 불행한 일이 생긴다고 믿고, 기독교에서는 검정색이 죽음에 대한 슬픔을 의미합니다. 한편 디자이너 코코 샤넬은 일명 LBD(검은 색의 짧은 원피스, Little Black Dress)를 통해 눈에 띄는 화려함 없이도 ‘블랙’ 하나면 우아할 수 있다는 패션 공식을 만들어 냈죠. 뿐만 아니라 미술에서도, 또 음식에서도 검정색은 나름의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검정색의 이미지와는 다른 의미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번 1645호 학술섹션의 주제는 바로 ‘검정, Black, 흑(黑)’ 입니다. 김연 부장 periodistayeon@yonsei.ac.kr
기획의도 : 학내 구성원하면 흔히 교수, 학생, 교직원을 생각한다. 하지만 잊어버리고 있는 구성원이 또 있다. 학내에서 일하는 미화노동자, 경비노동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의 삶은 어떨까? 그들의 삶을 알아보기 위해 기자들이 직접 체험해봤다. ① 미화원 ㄱ씨의 일일 ② 학교 지키는 경비아저씨는 누가 지켜주지? “학생, 시간 맞춰 잘 왔네. 어서와” 아침 6시, 미화원 ㄱ씨와 만났다. 그러나 기자가 도착했을 때, 시간 맞춰 잘 왔다는 말이 무색하게 이미 그는 한창 청소를 하고 있었다. 우리대학교 미화원의 공식적인 근무 시작시간은 아침 6시다. 하지만 대부분 미화원들은 새벽 5시 30분부터 청소를 시작한다. 혼자서 정해진 근무 시간 동안 맡은 구역의 청소를 모두 해내는 것이 무리이기
“사랑하는 진, 너 정말 여기 있었구나, 이 노래는 마지막이 아니야, 이것은 마지막 노래의 전 노래란다. 그뿐이란다.” 영화 『어둠 속의 댄서』에서 진의 엄마, 셀마가 교수형에 처해지기 직전의 순간에 부른 노래다.영화 속 셀마는 나이가 들면서 눈이 머는 병을 앓고 있다.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아들 진만큼은 자신처럼 눈이 멀지 않게 하기 위해 ‘꿈의 나라’ 미국에서 불법체류를 하게 된다. 고된 공장 일을 해가며 수술비를 버는 셀마는 하루하루 나빠지는 눈으로 고생하는데, 그것을 이용해 셀마가 세들어 사는 집주인은 그녀의 돈을 훔치고 살인죄까지 뒤집어씌운다. 하지만 셀마는 아들의 수술비를 써버리지 않기 위해 항소를 하는 대신, 죽음을 선택한다.이러한 줄거리는 사실 뻔한 멜로영화의 스토리로 보인다. 그러나
‘아프리카’하면 당장 떠오르는 단어를 생각해보자. ‘기아’, ‘난민’, ‘에이즈’… 언론을 통해 아프리카를 접한 사람들이라면 이런 단어들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게다가 흑인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는 ‘검은 대륙’으로 불리고 있다. 물론 아프리카의 현실이 이와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직접 보지 않은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아프리카는 ‘검은 대륙’언론에서 나오는 아프리카에 관한 사실의 대부분은 전쟁과 가난이다. 한국외대 아프리카학부 서상현 교수는 이에 대한 원인으로 ‘정치의 불안정’을 꼽았다. 아프리카에는 다양한 자원들이 많이 매장돼 있기 때문에 이 자원을 두고 내․외부에서 갈등이 일어나고 정치가 불안해졌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내부적으로는 자원을 두고
지난 7월 6일, 방송인 김미화 씨는 트위터에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돌아다니고 있어서 나는 출현이 안된다고 하더라, KBS 관련자가 계시다면 이 블랙리스트가 실제로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글을 올렸다. 이 블랙리스트 발언은 일파만파로 커졌고 급기야 KBS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며 김미화 씨를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처럼, 집단 안의 블랙리스트 존재 여부는 우리 사회 안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노은영(정외·10)씨는 “사람들이 KBS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집단 안에도 블랙리스트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사실 블랙리스트는 어떤 사회에든 존재한다. 일례로 냉전 시기 미국에서는 소위 ‘헐리우드 블랙리스트’가 있었다. 이는 자본주
1905년, 인천 제물포항에서 1천33명의 조선인들은 멕시코 행 화물선 ‘일 포드 호’에 올랐다. 무당, 고아, 농민, 양반, 그리고 황족까지. 남녀노소 상하귀천을 구분하지 않고 화물칸에 탄 사람들은 멕시코까지의 2달이라는 긴 여정동안 지옥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 배가 멕시코에 정박한 후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던 희망찬 미래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닿기만 해도 손에서 피가 흐르는 거친 작물 에케넨, 그리고 농장주들의 채찍이었다. 불가능한 희망의 끈을 잡아보고자 했던 열한 명의 젊은이들은 1910년 대한제국이 역사 속에서 사라지자 과테말라에 ‘신한국’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저항하다 과테말라 정부에 의해 모두 사살됐다.김영하 작가는 이 역사를 담은 작품 『검은꽃』으로 지난 2
리더십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요즘 리더들에겐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머감각이 있고 친근한 이미지라면 더욱 좋다. 그렇다면 예능MC와 리더십은 어색한 조합이 아니다. 변화무쌍한 대중의 마음을 잘 읽어내 장기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예능MC들은 나름 리더로서의 소양을 지닌 셈이다.유재석은 겸손과 배려라는 덕목으로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했다. 그는 게스트를 편하게 해주면서 프로그램의 의도를 최대한 살린다. 배려 리더십을 실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덕목은 남에게 칭찬만 잔뜩 늘어놓는 게 아니라 평소 사람에 대해 열심히 관찰해 그 사람을 부각시킬 수 있는 재료를 장만하는 일이다. 강호동은 소리를 지르면서 솔선수범하는 현장소장형이다.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나눠줄 줄 알고 멤버들의 특성을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화랑!” “담배!”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이런 암구호를 지겹도록 외워봤을 것이다. 군대에서 암구호를 외는 이유는 비밀스럽게 공유되는 암호를 통해 서로의 소속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호는 비단 군대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뱅킹이나 카드결제 등 실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암호는 대부분 ‘비밀키 암호’ 방식이다. 위의 그림이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강호동과 유재석 두 사람이 같은 암호의 열쇠를 갖고, 상자를 잠글 때도 풀 때도 그 열쇠를 쓰는 것이 바로 비밀키 암호 방식의 원리다. 그러나 비밀키 암호 방식을 이용하면 서로 열쇠를 공유해야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남는다. 만약 열쇠가 다른 사람에게 유출되면 열쇠를 입수한 사람
“은조야” 달빛이 은은하게 어깨 위에 앉은 밤, 여주인공을 부르던 남주인공의 목소리는 그가 기댄 처마 밑의 분위기와 더불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했다. 술지게미가 보글, 하고 끓는 작은 술 저장고 속에서 피어난 사랑은 마당과 담벼락, 마루를 오가며 커져나갔다. 종영한 KBS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는 이렇게 현대극임에도 불구하고 한옥을 배경으로 했다. 종영한 MBC 「개인의 취향」, 「지붕 뚫고 하이킥」 역시 그랬다. 한옥만이 가지고 있는 그 무언가가,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정서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이다.유네스코는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삼청동 골목의 고즈넉한 한옥 카페들이 인기를 끄는 요즘. 한옥의 아름다움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쓴
“미국 시민들, 특히 젊은이들은 신촌과 홍대 지역을 방문할 때 신중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이곳은 나이트클럽이 밀집된 곳으로 길거리 싸움이나 성희롱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이것은 지난 2007년 12월 17일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이다. 이에 대해 많은 한국 네티즌들은 “너나 잘하세요”라며 적반하장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과연 신촌은 치안이 불안정하다고 알려진 미국이 우려할 만큼이나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곳일까? 구분 계 살인
방학동안 놀기만 한 탓인지 미호는 새로 듣게 된 영어강의 내용을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이미 학원 강의가 일부 진행된 상황이지만 미호는 지금이라도 영어학원에 등록하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학원 직원은 “지나간 수업에 해당하는 수강료를 제외하고 지금도 등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얼마 후 학원에 도저히 다닐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미호는 학원에 환불을 요구한다. 미호의 요구에 돌아온 학원 측의 단호한 대답. “중간에 등록한 학생은 환불이 불가능합니다.”열심히 공부하리라 굳은 결심을 하고 거금을 들여 등록한 학원. 그러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도중에 학원을 다닐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수강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법으로 학원 환불 규정을 정해 시행하고
학계, 문학계, 가요계……. 이 같은 다양한 분야에 공통점이 있다. ‘표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바로 그것. 공통점은 또 하나 있다. 표절에 연루된 사람들은 대중의, 그리고 우리의 지탄을 받는다는 것. 그런데 우리는 정말 마음껏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우리는 표절 앞에서 당당할 수 있을까.우리대학교 학생들은 학기 중 종종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그런데 이 때 표절의 유혹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마광수 교수(문과대·국문학)는 “저번 학기만 해도 완전히 똑같은 보고서가 3개나 발견됐다”며 학생들의 표절이 심각한 수준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우연히 다수의 학생이 한 개의 보고서를 베꼈기 때문에 ‘운 나쁘게’ 걸렸을 뿐, 실제로 적발되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 교수는 “모든 보고서
신촌의 명물 감자튀김 가게 ‘롭도플리츠’는 우리대학교 윤종선(화학·05휴학)씨가 운영하는 가게다. 윤씨는 창업을 위해 미국, 유럽 등지로부터 감자튀김의 비법을 배워오기까지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손님들의 반응은 좋았다. 학생의 본업은 공부라는 말이 무색하게 윤씨는 대학생의 신분으로 어엿한 사장님이 됐다. 중소기업청의 추정에 따르면 이같은 대학생 창업인의 수는 현재 20만 명 정도다. “요식업이 비교적 시작하기 쉬운 편”이라는 윤씨의 말처럼 과거에는 ‘창업’하면 요식업을 주로 떠올렸지만 요즘, 새로운 분야가 대학생 창업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대학생 창업에서 가장 열기를 띠고 있는 분야는 바로 IT이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아래 앱) 개발에 대한 관심이 특히 뜨겁다. 우리대학교 공
‘싸이어리’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싸이월드와 다이어리의 합성어로 미니홈피에 있는 다이어리 탭을 지칭한다. 일기를 쓰는 곳이지만 기존의 일기와는 좀 달라보인다. 싸이어리는 ‘2010년 9월 20일 날씨 맑음, 오늘은’으로 시작했던 전형적인 일기가 아닌 타인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됐다.개인적이지 않은 미니홈피싸이어리가 이전의 일기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원인은 미니홈피의 특성에 있다. 누구든 자유롭게 들어와서 구경할 수 있는 미니홈피의 특성상 이 공간에서의 모든 행위들은 ‘남들에게 보여진다’는 것이 전제된다. 그렇기 때문에 싸이월드는 개인적인 글을 쓰는 사적인 공간인 동시에, 이를 보고 있는 타인을 끊임없이 의식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미니홈피의 글은 다른 사람들에게 공
양동마을은 쌀이 유명하다는 소문에 가자마자 3천 원짜리 찹쌀떡 한판부터 입에 탈탈 털어 넣었다. 하회마을로 가는 버스에서는 마을에 들어서기 전부터 안동 간고등어를 맛볼 생각에 들떠있었다. 참 묘하다. 기자가 느낀 양동마을과 하회마을의 인상은 각 지방의 음식들과 닮아있었다. 양동마을은 아직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것이 익숙지 않은 마을로 산골 사이사이에 기와집과 초가집이 수줍게 숨어있었다. 이는 흡사 삼삼하고 쌀알갱이가 씹히는, 투박한 양동 찹쌀떡의 모습과 같았다. 이와 반대로 하회마을은 소금이 감질나게 배긴 간고등어와 같은 마을이었다. 이미 하회마을 민박집 할머니들은 당연하다는 듯 관광객들을 맞으러 집 앞에 나와계셨고, 마을의 가옥 대문들은 호롱불로 밝혀진 채 활짝 열려 있었다.이처럼 하나는 폐쇄적이고 다른 하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은 러시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은 대화의 맞상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연 그렇게 단언할 수 있을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함께 수행했고, 북한에서는 이미 ‘청년대장’이라 불리며 차근차근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삼남 김정은이다. 28세, 아직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기엔 너무 어린 나이의 그가 아버지 김정일처럼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 안전하게 올라설 수 있을까.새터민 전홍식(정치·석사2학기)씨는 김일성이 사망한 지난 1994년의 그 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김일성은 죽지 않는, 신과 같은 존재인 줄 알았기에 학교에서 뉴스를 듣고 거짓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김일성 사망 후 불어 닥친 기근으로 인해 식량 배급이 중단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
박지혜(치의예·09)씨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dentistry(치의학)'라는 문구가 박힌 우리대학교 잠바를 입고 걸어가고 있는데 그것을 본 고등학생들이 “우와! ‘연치’(연세대 치과대)다!”를 외치며 달아난 것이다. 새내기인 김찬승(치의예·10)씨도 “모르는 사람에게 연세대 의·치대생이라고 소개하면 태도가 급변한다”며 박씨에 이야기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처럼 의·치대생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선망과 관심은 작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은 뭔가 특별할 것이라 생각한다. 백양로와 떨어져 세브란스 병원 근방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같은 캠퍼스 안에 있으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그들의 일상을 엿보았다.의·치대 학생들은 장난삼아 ‘우린 연세대학교 학생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한다. 다른 단과대 학생들처럼
캘리그라피(calligraphy). 우리 귀에는 생소한 단어일지 모르지만 눈에는 이미 익숙하다. 뒷풀이 자리에서 마시는 ‘처음처럼’의 로고에서도, 인기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타이틀에서도 캘리그라피를 볼 수 있다.단순한 손글씨가 아니다캘리그라피는 활자를 의미하는 타이포그라피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넓게는 손으로 쓴 글씨를 뜻한다. 전통 서예에서부터 손글씨 디자인까지 모두 포함되지만 최근의 캘리그라피는 좁은 의미로 쓰인다. ‘참이슬’, ‘아침햇살’ 등의 로고를 디자인한 캘리그라피연구소 ‘술통’의 강병인 대표는 “요즘은 캘리그라피라고 하면 보통 상업적 캘리그라피를 칭한다”며 “표현 방식이나 속에 담긴 정신은 전통 서예와 다르지 않지만 소비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최
날씨는 너무 화창하고 맑았다. 숲에서는 티티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고, 제재소 뒤의 리페르 벌판에서는 프러시아 군인들이 훈련을 받는 호령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 모든 소리들은 분사(分詞)의 규칙 이상으로 내 마음을 자극하여 설레이게 했다. 이것은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 중 한 부분이다. 백양로에서 티티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올 리는 없지만 이제 막 개강을 맞은 학생들의 마음은 싱숭생숭하기만 하다. 이럴 때 50분은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건지. 쏟아지는 졸음을 참아가며 자꾸 시계를 확인하지만 오늘따라 바늘은 여전히 그 자리에 멈춰있다. 이때쯤 드는 의문. “우리학교 수업시간은 왜 50분일까?”교육부 고시에 따르면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의 시간(단위)배당기준은 1시간 수업에 초등학교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