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까맣고 촌티가 풀풀 나는, 작고 못생긴 소년이 있었다. 시골교회의 가난한 목사 아들로 태어나 도시락 없이 학교에 다녔고, 겨울에 온전한 양말을 신은 기억조차 없다. 잘 웃을 줄 모르고 늘 심각했던, 하지만 눈빛만은 형형했던 소년은 「중앙일보」기자에서 대통령 연설담당비서관을 거쳐 현재는 2백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이메일 서비스 ‘고도원의 아침편지’의 운영자가 됐다. 또한 오랜 꿈이었던 60만평 규모의 아침편지 명상센터의 설립자이자, 꿈과 사랑에 관한 베스트셀러를 몇 권이나 가지고 있는 인기 작가이기도 하다. 여기까지는 ‘가난 극복 유형’의 평범한 인간승리 영웅담이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단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세상과 맞부딪치는 것을 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차별금지법’은 바로 이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법이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 과 같은 구체적인 차별에 대한 구제 법률에서 더 나아가 포괄적인 차별금지를 실현하고, 차별을 실질적으로 구제하는 실체법이다. 차별금지법은 이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많은 선진국에서 시행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차별금지법 제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07년 법무부는 차별금지법안을 입법예고했으나, 재계, 종교계, 보수단체의 압력으로 △성적지향 △학력 △병력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언어 △출신국가 △범죄 및 보호처분 전력의 7개 차별 사유를 삭제했다. 이에 많은 인권단체들이 이 법안을 ‘누더기법안’이라고 비판했고, 결국 차별금지법안은 제17대 국회 회기만료로
지난 3월 1일부터 경기도에서 ‘경기도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선 ‘서울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기 위한 주민발의가 진행 중이다. 주민발의제는 일정한 수의 주민들이 서명을 통해 자신의 거주지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제정, 개정 또는 폐기해 줄 것을 지방의회에 청구하는 제도이다. 서울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을 서울시의회에 청구하려면 6개월 동안 만 19세 이상 서울시민의 1%에 해당하는 약 8만 2천명의 서명을 받아야한다. 서울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아래 서울본부)는 지난 2010년 10월 27일부터 오는 4월 26일까지 서울학생인권조례의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학생인권조례의 취지는 ‘학생도 인간이다’라는 당연한 명제의 실현이다
“창우야, 다희야, 내일도 학교에 꼭 와. 새와 나무와 다람쥐와 떨어진 단풍잎이 까치랑 운동장에서 기다리니까, 꼭 와.” 일주일만 기다리면 만개한 벚꽃 잎이 연두빛 운동장을 휘날릴 김용택 시인의 학교는 매우 아름다웠다. 중학교 2학년 국어책에 나오는, ‘가짜학생’ 창우와 다희가 뛰어노는 곳. 아직 입학할 나이가 채 되지 않았는데도 수업에 나와 이것저것 질문하던 ‘공식 커플’ 창우와 다희는 이제 운동장에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덕치초등학교에 도착하자 또 다른 꼬맹이들 네 명이 자전거를 축구 골대 옆에 대 놓고 놀고 있었다. ‘서울에서 왔대’라며 기자를 흘낏흘낏 쳐다보고 도망 다니는 아이들을 과자로 붙잡았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에게 김용택 시인을 아
화요일 낮 2시 강남역의 한 회사, 분명히 한창 근무에 바빠야 할 회사인데 다들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청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다니고, 어떤 사람은 안마기계에 앉아 안마를 받고 있다. 뭔가 ‘콩가루’같은 직원들, 이들은 2011년 상반기 최고의 히트 게임 ‘테라’를 만든 장본인들이다.‘테라’를 만든 벤처 기업 ‘블루홀스튜디오’의 대표 김강석 동문(정외·90)은 “게임 산업은 한국의 콘텐츠 사업 중 가장 큰 분야”라고 말했다. 한류 열풍이 부는 영화, 드라마, 음악과 같은 분야들보다도 수출규모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국제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는 ‘게임 산업’, 이 직종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직업이 무엇일까?2백70명의 직원들 중 가장 희소하고 특이한 일, 테크니컬
“한 마디로 괴롭다.”서예계의 원로 조수호씨가 지난 2010년 8월 15일 새로 복원된 광화문 현판을 보고 「중앙일보」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어 조씨는 “나라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데 복원된 현판은 복사해 확대한 것이라 기백과 기상, 생명력이 전혀 없이 획 하나하나가 죽어 있는 글씨”라고 전했다. 「중앙일보」에서 광화문 현판에 대해 14명의 원로 서예가에게 조사한 결과 11명이 현판 글씨를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이렇게 서예계로부터 큰 지탄을 받은 현판은 지난 2010년 4월 문화재위원회 합동분과위원회에서 고종 시절 현판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다는 원칙 하에 당시 현판을 썼던 영건도감 제조 임태영 훈련대장의 글씨를 확대해서 본뜬 것이다. 이재서 문화재청 사무관은 “광화문 현판 글씨가 너무 커서 그 위에 직접 쓸
얼마 전 김아무개(문정·10)씨는 바람에 넘어가는 입간판에 치일 뻔 했다. 옆으로 스쳤을 뿐이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김씨는 “길을 다니면서 입간판을 의식해 본 적이 없었는데, 입간판이 ‘쿵’하는 소리를 내며 크게 넘어지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입간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무분별하게 거리에 들어선 ‘불법 입간판’은 이처럼 신촌 일대를 더 불편하고 위험한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신촌 지하철역에서 우리대학교 정문에 이르는 ‘연세로’, 술집들이 모여 있는 연세로 안쪽의 골목, 각종 유흥업소가 모여 늘 사람으로 붐비는 ‘걷고 싶은 거리’ 등 기자가 직접 찾은 우리대학교 인근의 거리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입간판이 서 있었다. 오히려 입간판이 없는 가
지난 2006년 서울 동부이촌동 한강맨션. 이곳에 많은 동물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한강맨션 길고양이 억류사건’. 평소 아파트 지하실에 길고양이들이 들끓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운영위원회 쪽에서 지하실 철문을 용접해 고양이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감금한 것이다. 또한 지하실 안에는 덫을 설치해, 잡힌 고양이들을 유기동물보호소에 보내 안락사 시키도록 했다. 이에 동물애호가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평소 이곳의 고양이들을 보살피던 ‘한강맨션 생명사랑 모임’(아래 한생사)은 지하실 철문을 뜯어내 고양이들을 구출했다. 한생사는 한강맨션에 거주하면서 길고양이를 보호하고 관찰하던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이다. 이 사건을 통해 해외에서 시행되고 있던 'TNR'이라는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의 방은 디즈니 캐릭터나 토토로 인형들로 넘쳐나지 않는다. 외국 캐릭터들로 가득하던 애니메이션 시장에 국산 캐릭터들이 진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 부가가치 산업은 지금 세계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 대표주자는 EBS의 『뽀롱뽀롱 뽀로로』다. 최근 4~7세 사이의 유아들 사이에서 뽀로로는 ‘뽀통령*’으로 통할 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방영시간은 5분으로 비교적 짧지만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2010년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가 3천8백93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뽀롱뽀롱 뽀로로』는 현재 영국, 인도, 멕시코 등 세계 1백10개국에 수출되었으며 프랑스 최대 공영방송인 TF1에서는 평균 시청률이 무려 47%에 이르렀
애니원TV, 투니버스, 챔프, 재능TV는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는 채널로 익숙하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채널은 케이블과 위성방송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접근성과 넉넉치 않은 예산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채널들은 일반 방송국에 비해 애니메이션에 집중할 수 있어 다채롭고 새로운 콘텐츠를 국내에 보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국내 ‘방송 애니메이션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방송국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고 있을까?외화를 우리의 것으로 ‘더빙을 입히다’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은 모두 소리를 입히고 영상을 매끄럽게 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특히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외화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그냥 행복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국내 애니메이션에 대해 묻자 거두절미하고 우리대학교 조경훈 동문(경영·94)은 이렇게 대답했다. 조 동문은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 OVA시장에서 『고스트 메신저』를 8천장 이상 판매하며 국내 애니메이션계의 ‘구세주’라 불리고 있는 (주)스튜디오 애니멀의 대표다. 국내 시장에서 나름의 성과를 얻었지만 아무것도 없는 환경에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기까지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꿈이 있고, 팬이 있는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그에게 결코 열악하기만 한 곳은 아니었다.-애니메이션 회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고등학교 때 월트디즈니의 『인어공주』를 보고 ‘미쳐버렸’어요.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우리대학교 동아리 ‘
혹자는 ‘국산 애니메이션이 애국가와 시청률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정도로 시청자들이 국산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약 10년 전만해도 국산 애니메이션 『머털도사』의 시청률이 50%를 넘는 등 국산 애니메이션이 해외 애니메이션에 뒤지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지난 ‘잃어버린 10년’간 국내 애니메이션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국내 애니메이션, 아무도 모른다공영방송의 경우, 5~6년 전만 해도 애니메이션은 낮 5시에서 저녁 6시대에 편성됐다. 주 시청 층인 어린이들이 방과 후 방송을 볼 수 있는 시간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초등학생들은 보통 저녁 6시 이후 귀가하는데다 편성시간대까지 앞당겨져 애니메이션은 있는데 볼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정재승이 누구야?” 이 질문에 한마디로 답하기란 쉽지 않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베스트셀러 『과학콘서트』의 저자, 과학 대중화의 선두주자이다. 그 밖에도 그에게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서른일곱에 카이스트 교수가 된 천재과학자, 뇌과학 연구분야의 선두주자, 재능기부의 창시자, 팔로워 10만의 트위터리안 등등등. 게다가 엄청난 독서가에 영화면 영화, 음악이면 음악 모르는 것이 없다. 최근에는 소설책까지 펴내면서 소설가라는 새로운 명칭까지 얻었다. 이쯤 되니 그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직접만나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정재승이란 사람, 대체 뭐라고 정의해야 하는 겁니까?”산만한 과학자에서 통섭의 선두주자로정재승 교수의 꿈은 어렸을 때부터 쭉 ‘과학자’였다. 초등학교
지난 3월 12일 살림의료생활협동조합(아래 살림의료생협) 지피기* 대회가 열렸다. 지난 2009년 1월부터 활동했던 여성주의 의료생활협동조합 준비모임은 이날 ‘살림의료생협’을 공식 명칭으로 확정했다. ‘살림’은 여성들이 주로 하는 살림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건강을 살리고 지역 공동체를 살린다는 의미도 담은 중의적인 이름이다. 살림의료생협 최순옥 대표는 “우리는 나와 우리 마을이 함께 건강할 수 있도록,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서로 의지할 수 있도록, 우리의 의료생활협동조합(아래 의료생협***)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생협**은 생활 문제를 시장과 자본이 아닌 협동과 관계로 풀어가고자 하는 조직으로, 그 중에서도 의료생협은 건강과 의료에 관련된 문제를 생협의 방식으로 해결해나간다. 의료생협
프로 축구가 개막전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프로 야구는 지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같이 치솟는 프로 스포츠의 인기는 일부 인기종목 남자경기에 국한된 이야기다. 여자 스포츠는 프로와 아마, 실업과 대학을 막론하고 열악하다. 특히 대학 여자 스포츠는 거의 고사 상태다. 그나마 여자 축구가 FIFA U-20 여자 월드컵 3위, FIFA U-17 여자 월드컵 1위의 위업을 세우면서 대학 여자 축구가 조금 관심을 받았다.그 중 한양여대 축구팀은 지난 2010년 춘계 대회와 통일대기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고, 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 실버슈*를 수상한 ‘지메시’ 지소연 선수를 배출해 명문팀으로 주목받았다. 같은 팀의 주장 송아리(DF·20)선수와 이은경(DF·8)선수도 지
“스물여섯살 때, 이 책을 읽고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한순구 교수(상경대·미시경제학)는 『이기적 유전자』를 딱 한 번 읽어봤을 뿐이지만 그에게 있어 이 책은 충격적이었다.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 유전자』의 핵심 내용은 우리 삶의 목적이 ‘유전자 생존’이라는 것이다. 유전자들은 자연선택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해야 하며, 이 경쟁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동물이나 식물을 숙주로 삼는다. 결국 이 책은 인간이 유전자 생존을 위한 숙주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한 교수는 이 책을 읽으며 평소 종교 활동도 하지 않고 실존에 대한 질문도 던져본 적 없이 자신의 길을 달려오기만 했던 그의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 온전히 스스로의 것인 줄 알았던 삶이 결국은 유전자 숙주 역할에 불과했다는 것이 그를 허무하게
영화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 등장하는 아키라 박사는 80분밖에 유지되지 않는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언제나 칠판에 무언가를 끄적인다. 칠판은 항상 그의 모든 것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우리대학교 연구실에도 한 사람의 모든 생각을 칠판 위에 옮기는 곳이 있다. 바로 과학관 2층에 자리 잡은 수학과 교수들의 연구실이다. 기하서 교수(이과대·해석적정수론 및 해석학)의 연구실에는 한쪽 벽을 가득 채운 칠판과 책상 한 켠 높이 쌓인 책들로 가득하다. 기 교수는 현재 우리대학교에서 정수론을 연구하며 가르치고 있다. 그는 스스로 ‘정수론이 자기 인생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이를 연구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정수론은 소수를 비롯한 정수의 모든 것을 다루는 학문”이라며 정수론에 대한 설명을 시작한
집을 나서며 이어폰을 꽂는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방송해주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지하철에 앉아 스마트폰의 트위터 어플로 일본 지진에 대한 유명 인사들과 친구들의 트윗을 읽는다. 가던 길에 햇살이 너무 좋아 지하철 창문 밖의 반짝이는 한강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린다. 친구들의 댓글과 ‘좋아요’들을 보며 흐뭇해한다. 이런 당신은 이미 ‘1인 미디어’다.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 말이다. 이처럼 다양한 개인이 SNS를 통해 만들어내는 콘텐츠들은, 1인 미디어 시대를 지탱하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1인 미디어를 알기 위해선 1인 미디어의
공간과 스크린에 갇혀 있었던 미디어 아트, 미술관을 탈출했다? 닫힌 공간에 싫증난 미디어 아트는 이제 벽을 뚫고 나와 도시 전체를 예술 작품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스크린이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곳에 있게 될 것이다”는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 회장의 말처럼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지금 ‘도시’라는 거대한 미디어 캔버스를 밟으며 살아가고 있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물 외벽에 대형 LED 스크린이나 프로젝션 등을 이용해 표현하는 미디어 아트다. 미디어라는 단어에 벽이라는 뜻의 파사드가 결합한 신조어이지만 사실 생소한 개념만은 아니다. 과거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이나 이슬람 사원의 벽화를 보면 벽면을 장식하는 것이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온 예술 장르임을 알 수 있다.
최근 한복이 새로운 한류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파리 패션쇼에 한복 디자이너가 진출하는가 하면 지난 2003년 드라마 ‘대장금’을 필두로 사극들이 해외로 수출되면서 한복의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제고되고 있다. 한복산업마케팅연구소 박현주 소장은 “한복을 포함한 전통문화의 가치 상승은 글로벌 경쟁시대의 산물”이라며 “최근 전통에 상상력을 덧댄 사극과 함께 한복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외에서의 한복에 대한 관심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반면, 정작 국내에서 한복과 대중과의 거리는 멀기만 하다.줄어드는 관심에 멀어지는 한복 산업화로 인해 서양 복식이 대량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한복은 초라하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이는 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