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여전히 미투(#Me Too) 이야기로 뜨겁다.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지 한 달하고도 반이 지났지만, 각계각층에서의 미투 외침은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고, 이를 응원하는 위드유(#With You) 목소리 또한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미투 운동의 도화선은 지난 2017년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범죄 파문이었다. 그가 권력을 이용해 이어온 30여 년간의 추악한 성범죄는 미투를 통해 세상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시작된 미투 운동은 한국의 민낯을 고발하는 기폭제가 됐다. 그 이후 오늘도 여전히 피해자들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다.미투 운동으로 고발된 대부분의 성폭력 사건은 권력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남성이 권력을 이용해 상대적으
지켜야 할 10가지의 무언가. 십계명이다. 소시민처럼 그저 ‘오늘 뭐 먹지’가 하루 중 가장 큰 화두인 내가 쉬이 떠올리긴 마냥 어렵다. 최근 일고 있는 큰 움직임은 그 ‘지켜야 할 무언가’에 대해 울림을 줬다. #Me_too. 용기 있는 자들의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고백하지 않는 사람을 용기없는 자라고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분명 그들의 고백은 용기가 필요했다. 성폭력을 당한 그 자체도 고통이지만 본인의 피해 경험을 꺼내 이야기하는 것 또한 엄청난 상처가 된다고들 한다. 애써 봉합한 상처를 째고 다시 꺼내는 느낌이 아닐까. 감히 짐작해본다. 그런데 어렵게 꺼내 보여준 상처에 소금을 뿌린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해봐 어떻게 된 거라고?”, “그래서 누가 그랬다고?” 말
저 멀리 있는 실루엣은 연극계의 대부다. 노벨문학상 후보도 보인다.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국민 배우, 신망 두터운 대학교수, ‘딸바보’ 아버지의 모습도 있다. 이것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영광의 이야기다. 그러나 좀 다른 버전의 이야기도 있다. 자신을 따르는 제자와 후배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희롱했다. 추행은 일상적이었고 성폭행까지도 저질렀다. 그런 적 없노라 잡아떼기도 하고 몸을 낮춰 기억나지 않는다고도 한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도 있다. 그런데도 매일같이 새로운 증인이 등장한다. 수십 년 동안 가슴에 묻었다 끄집어낸 이야기들은 모두 같은 곳을 가리킨다. 그들은 추악한 성범죄자다.해 질 녘 만물의 경계가 희미해지면 멀리서 본 형체만으로 개와 늑대를 구분할 수 없다. 불어로 ‘L'heure ent
본디 쓰고 싶었던 건 사람값에 대한 글이었다. 나날이 참신해지는 갑(甲)들의 막말 사건, 부당 대우, 다시금 불거진 특성화고교 현장실습 환경문제 등 온갖 인적 병폐를 듣고 보면서 물질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빽 소리를 질러보려고 했다. 하지만 이내 그만뒀다. 안온하게 살아가는 내 주제에 사람의 가치를 논하는 글을 쓸 만큼의 격이 있는가 싶어서다. 마감 언제 할 거냐는 재촉 문자가 쏟아지는데 또 글을 안 쓸 수는 없으니, 그 대신 예전에 만난 스님들의 이야기나 좀 풀어볼까 한다.2년 전 가을, 나는 단풍이 한창인 해인사에서 독특한 스님들을 만났다. 사실 춘추 생활에 매몰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절 덕후’였다. 불교 신자인 할머니의 영향 덕인지 어느 날 부석사에서 얻어먹은 토마토가 맛있었던 덕인지는 잘 모
학생사회. 대학언론.이제 이 글을 제치고 넘어가는 이들이 태반일 것이다.지난 주 우리 눈앞에 펼쳐진 진풍경을 보고 질린 이들도 있을 것이다.학생사회의 위기. 대학언론의 위기.이를 보면 더할 것이다. 또? 라는 반응이면 다행이다. 위기라는 말을 하기 조차 미안한 상황이 돼버렸다.학생사회, 대학언론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기성’은 ‘이미 이뤄진 것’을 말한다. 기성의 흔적은 우리를 뒤덮고 있다. 흔히들 말하는 기성언론, 기성사회, 기성정치를 모두 일컫는다. 대학에서의 모습과 대비되는 것들을 가리키는 말들이라고도 읽힌다.대학은 ‘대안’이라는 말로 치환돼왔다. 혹자는 고릿적 이야기라고 치부할 것이다. 그렇지만 3~40년 전 학생사회와 대학언론은 그야말로 대안이었다. 청바지를 입은 그들
“나는 결혼에 적합한 여자가 아니야. 나는 결혼에 따라오는 제반의 의무를 이행할 의지도 자신도 없어. 특히 한국사회에서의 결혼은 집안과 집안과의 결합이야. 그러니까 나는, 누구의 엄마, 아내가 아닌 그냥 나로 살고 싶어.”-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중 -시대와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그 변화를 담아낸 인물들이 드라마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변혜영은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 일색이었던 그동안의 청순가련 여주인공과는 달리 사이다 같은 시원한 성격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변혜영이 한국사회의 결혼에 대해 비판하며 비혼주의적 입장을 내세웠고, 20대 30대 여성들은 이에 환호했다. 우리가 환호한 이유는 단순하다. 결혼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어야
신문을 보는 족족 당황스럽다. 점심시간에 참모들과 커피를 마시며 청와대를 산책하는 직장인 같은 모습의 대통령이나, 페이스북에 하루 일과를 올리는 대통령은 한국에는 ‘원래 없는’ 줄 알았다.작년 봄에 정치학개론 수업을 들으며 권위에 대한 막스 베버의 이론을 배웠다. 권위에는 전통적 권위, 카리스마적 권위, 합법적 권위의 세 가지 형태가 있다고 했다. ‘박근혜의 권위는 어디에 있는가?’당시 강의실에 앉아 있던 거의 모든 사람이 가졌던 의문일 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존재가 밝혀지기 전이던 당시에도 위안부 합의와 세월호 특검 무산, 테러방지법 표결 등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퍽 나빴다. 교수님께서는 “참모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박근혜 대통령도 나름대로 카리스마가 있다고
얼마 전 일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지인을 만났다. 점심 먹을 시간을 정하려고 하자, “근무시간 내 자유롭게 1시간을 쓰면 되니까, 편한 시간에 보자”는 답변이 돌아왔다. 야근은 정말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거의 없으며, 하게 되더라도 그에 응당한 수당 지급은 당연하다. 직장 상사가 어떤 이유로든 신입사원의 삶을 침범하는 일은 찾아볼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상대방의 개인정보에 대해 함부로 묻지 않는다. 물론 그것으로 인한 단점도 있겠지만, 최소한 그곳에서는 노동자의 권리가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었다.지난 2016년 10월, 유명 방송사의 드라마 신입 PD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자살을 택하면서까지 알리고 싶었던 문제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26.98/100총학생회(아래 총학) 출범 이래 최초의 공석을 메우기 위해 치러진 54대 총학 보궐선거는 투표 4일 차인 지난 3월 31일까지 26.9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선 확률을 가늠하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나가는 일로 보일 정도로 개표 가능 여부가 더없이 불투명하다. 개표 가능 투표율의 절반가량밖에 되지 않는, 유례없이 저조한 성적은 학생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이 되고 있다.사실,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학생사회의 위기’라는 표어는 매우 진부하다. 이제는 ‘학생사회의 위기라는 말은 진부하다’는 감상조차 흔하고 뻔한 것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위상을 가지지 못하는 학생회와 급속도로 줄어드는 학생들의 관심에 아쉬움을 표하는 것은 일종의
‘세월호 탑승자 전원 구조’아직도 1077일 전 티비 속 헤드라인이 뚜렷하게 머릿속에 박혀있다.“그런데 전원 구조가 아니라고 합니다”당시 고등학생 3학년. 수업 시간 선생님께서 빔 프로젝터로 기울어가는 선체를 보여주며 입을 떼셨다. ‘설마’ 구하지 못할까. 저렇게 큰 배에 저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데.“아직도 300명이나 남아 있대”종례가 끝나고 귀가. 집은 이미 울음바다였고, 수업에서 처음으로 소식을 들은 이후 7시간 동안 생존자는 더 이상 늘지 않았다.침몰될 이유가 없는 배는 침몰됐고,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살아야할 아이들은 살지 못했다. 2014년 4월 16일은 트라우마가 돼 버렸다. 그로부터 1073일 이후‘선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
2016년 10월 26일 전까지 나의 정치는 딱 페이스북 ‘좋아요’까지였다. “당신들을 지지하고 응원하지만 난 움직이지 않을래요”의 표본인 셈이다. 인생모토는 최소한의 할 일 그리고 이 한 몸 편하게. 짧은 시간일 수 있지만 그래도 이십여 년간 보아온 바가 있어 우리 정치판에 기대를 걸었다간 실망하기 십상이란 것쯤 알고 있었다. 괜한 열정 낭비해가며 눈에 뻔히 보이는 사표(死票)를 던질 생각은 없었다.이러한 무력감은 우리 세대를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였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20대를 비판하는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주요 담론이었다. 그런데 어느샌가 ‘20대 개XX론’이 자취를 감췄다. 범국민적 불운 아래 모두가 합심했던 덕택이기도 하지만, 장장 130여 일간의 여정 속에 우리
“야 수평 좀 맞추자. 너 이거 공사 왜 하는 줄 아냐”“아뇨. 뭔데요?”“여기 대통령 온다더라”2015년 초여름, 복학을 앞두고 고향에서 잠깐 인테리어 시공 보조 알바를 했다. 다른 현장들과 달리 그곳은 꽤 북적북적했다. 공무원으로 보이는 이들은 서류를 손에 들고 현장을 점검했고, 시공업자들도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알고보니 제주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이 열릴 곳이었다. 작업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천장에는 나무 그네를 매달고, 스크린 주변에는 우드테크를 깔고 풀들을 꽂았다. 같이 일한 업자분은 깔끔하게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 누군가는 그 현장의 다른 곳에서 변기를 뜯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놈의 창조경제 말 한마디가 여러 사람 움직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로부터 1년이 조
#1 새 해가 밝은 뒤 굳은 결심을 하고 찾아간 헬스장에서 ‘한 달만에 몇 킬로나 감량할 수 있겠냐’는 내 질문에, 트레이너는 ‘20년 동안 찐 살이 한 달만에 빠질 줄 아셨어요?’라고 답했다. 트레이너의 그 대답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답을 자극제로 삼아 한동안 열심히 운동했으나 한 달만에 목표하던 체중까지 감량하기란 쉽지 않았다.#1-1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박영수 특검의 연장 신청이 끝끝내 통과되지 못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종종 트레이너의 그 말이 떠오른다. 오랜 시간동안 켜켜이 쌓여온 병폐를 단기간에 모두 도려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2 헬스장에서 운동을 시작한지 여러 달이 지나고 어느 정도 감량에 성공하자, 나는 어느새 이것저것 핑계
위기요즘 대학에는 위기가 많다. 학생사회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학생사회의 위기라는 말은 더 이상 부정하기 힘든 말이 돼버렸다. 이와 비슷하게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말도 있다. 사실 대학언론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지겨워질 만도 한 말이다. 콘텐츠의 질이 떨어지고, 인력은 부족해진다. 그리고 독자들은 더 이상 대학언론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것이 대학언론의 위기다.연세춘추의 구성원으로서 2년 넘는 시간 동안 학생사회의 여러 이슈들을 매우 가까이서 바라보면서, ‘학생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생사회가 활성화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여러 보도를 하면서 알게 모르게 많이 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어떠했는지 생각해 봤을 때, 대학언론이 학생
1. 잠이 보약이라는데, 쉬이 잠을 이루기 어렵다. 현 시대의 청년층이라면 누구나 하는 취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아등바등 청년을 살아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회의감이 드는 요즘이다. 최근 끊임없이 쏟아지는 박근혜 대통령을 둘러싼 스캔들은 내게 허탈함을 넘어 자괴감까지 안겨주고 있다. 사실 내가 십계명을 쓸 때쯤에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이 마무리될 줄 알았고, 그랬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국민의 수는 시시각각 늘어가고, 청와대의 입장은 여전히 그대로다. 10. 국민들의 분노는 커져만 가고 있으나, 청와대를 비롯한 여·야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여당은 사태 수습과 민심 파악은 뒤로한 채 친박과 비박이 나뉘어 대립을 거듭하
‘가는 비 오는 날,사람들은 모두 젖은 길을 걸어야 한다(기형도)’세상이 온통 피투성이다.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누군가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 즉 살아있는 것이 죄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을 지경이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어깨 위로 비가 쏟아질 듯하다.304명과 한 명의 죽음, 그리고 뉴스 토픽에도 오르지 못한 억울한 죽음들 사이에서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 해당 사안이 폭로되면서 민주주의의 죽음이라는 단어가 속속들이 들려온다. 그러나 나는 어쩐지 찝찝함을 지울 수 없다. 흔들리는 민주주의, 정말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이 사라지고 나면 회복될 수 있을까.한편 최근 문단 내에서 벌어진 성폭행과 관련한 폭로가 이어져 파장이 일었다. 이에 가해자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
어지러운 시국만큼이나 그 시국에 대해 선언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전국 각지의 대학 총학생회(아래 총학)들이 연이어 시국선언을 하는 가운데 대학사회에서는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대학교 신촌캠 총학 의 시국선언에 대한 세간의 호평은 여러 시사점을 남긴다.우리신문의 설문 결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총학의 시국선언에 우리대학교 학우의 58%는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총학의 시국선언이 호평을 받는 것에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거론된다. 민주주의의 주권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
2016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조용합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리고 아무 일도 있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조용합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아무도 아무런 응답도 해주지 않습니다.응답하지 않았습니다.1987년 6월. 우리대학교 학생들 2천여 명은 “호헌철폐! 독재타도!”라는 구호를 외치며 맨몸으로 백양로에 나섰습니다. 학생들이 요구한 것은 딱 한 가지, 조금 더 나은 그리고 좋은 사회로 나아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교내 궐기대회를 마치고 교문 밖으로 행진하는 학생들의 눈에 비친 것은 경찰입니다. 머리에는 헬멧을 쓰고 방패를 차고 딱딱하고 검은 옷을 입은 경찰입니다. 그리고 잠시 뒤 푸른 하늘 위로 최루탄이 던져졌습니다. 연기가 자욱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가운데 최루탄은 하
@0지금은 1778호 제작이 한창인 9월 23일에서 24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가까운 시각이다. 정기전 취재를 마치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시 돌아와 리라잇을 하고 농구 후속보도는 잠시 미뤄둔 시각. 지금 드는 생각은 사실 그냥 자고싶다. 피곤하다. 이번 주에 대체 하루 4시간 이상을 잔 날이 있던가? 나는 왜 이렇게 힘들다고 하면서도 춘추에 닿은 끈을 끊어내지 못할까.@1벌써 몇 번째 제작인지 헤아리기를 포기하고 남은 제작을 헤아리는 게 더 빠를 때쯤, 나는 왜 이곳에 와있나 생각해봤다. 하루하루 보람보다는 버티게 돼버린 나에게 근본적으로 필요한 물음이었다. 나는 어쩌다 연세춘추에 들어왔나.@2나는 주욱 글쓰기를 바래왔던 것 같다. 그리고 대판에 꾹꾹 눌러담은 그 글씨들과 거기에 담
우리사회에는 두 가지 종류의 규칙이 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보이는 규칙은 한 나라의 법이나 한 집단의 내규, 국제기구에서 제시하고 각국에서 비준된 협약 등이 있겠다. 이들이 ‘보이는 규칙’이라 불리는 이유는 어디엔가 기록돼 있고, 그 기록에 따라 누군가가 이의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이는 규칙은 명백하고 확실하며 강제력이 있다.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규칙은 무엇일까?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사회 내에서 암묵적으로 합의돼 왔던 것, 관습, 규범 등이 그에 해당할 것이다. 이들은 모두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정의할 수 없다. 또한, 어디에도 기록돼 있지 않으며 확실하게 이러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기에 보이지 않는다. 이에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