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그를 나타내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혹자는 긴 수염의 외모와 풍겨오는 기이한 느낌 때문에 그를 ‘기인’이라고 표현한다. 그가 쓴 작품의 매력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천재 작가’, ‘언어의 연금술사’라고도 이야기할 것이다. 기성 사회에 촌철살인의 비판을 가하는 모습 때문에 냉소적 ‘아웃사이더’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런 수식어들에 대해 그는 너털웃음을 짓는다. “한마디로 만능 엔터테이너지” 그의 작품을 읽지 않아도 ‘이외수’라는 이름은 한번이라도 들어봤을 것이다. 그 정도로 그의 이름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제한적으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것과는 달리 서점에서도, 언론에서도, 심지어 인터넷 채팅으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대개 작가들이 독자들과 벽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나 같은
작가와 함께 ‘창작’하는 독자문학 속에 양서을 재현하려는 시도객관식 시험 문제에서 다섯 개의 선택지 중, 4번과 5번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 소설 속에 등장했다고 해보자. 주인공이 4번이냐 5번이냐를 두고 갈등할 때, 4번을 택하는 게 나을 거라 생각한 독자가 있더라도 주인공이 5번을 선택하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독자는 주인공의 행동에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자가 주인공과 함께 고민해도 이야기는 독자의 고민과 상관없이 흘러간다. 그러나 ‘하이퍼픽션(hyperfiction)’에서는 서로 다른 두 가지 결말을 모두 볼 수 있다. 독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과 결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퍼픽션은 서로 연결된 하이퍼링크들로 구성된 문학 형
인터넷에서 책을 구입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며칠 뒤 집으로 배달된 택배 상자에 적힌 발신지를 보고 한 번쯤 이런 궁금증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왜 책은 항상 파주에서 오는 걸까?’라고.현재 파주출판도시에는 ‘김영사’, ‘민음사’, ‘열린책들’, ‘창비’, ‘한길사’ 등과 같은 출판사를 비롯해 130여개의 출판사와 57여개의 인쇄 및 출판관련지원사가 입주해 있다니 그 규모에 놀랄만하다. 서울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40여분 남짓 지나 도착한 파주출판단지는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같은 느낌을 줬다. 각 건물은 일정한 간격으로 위치해 있고, 어느 것 하나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 않다. 책을 만드는 곳인 만큼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이다. 출판을 한자리에도시에는 자연발생적인 도
‘오늘은 또 뭘 그릴까?’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의 고민은 변함이 없다. 하루 한 컷. 더도 덜도 말고 딱 그림 한 컷이면 끝난다. 그림 한 장에 나의 하루가 열리고, 하루가 닫힌다. (중략) 내용과 아이디어가 단번에 떠올라 획기적인 만평을 그리는 날은 1년에 고작 하루, 이틀밖에 안 된다. 그런 신기(神技)에 가까운 재주를 부리는 것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나머지 날들은 그저 부단한 노력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늘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아침 10시 편집회의와 오후 2시 편집회의에 참석하고 다음 날 만평으로 무엇을 그릴까 고민하다 오후 3~4시쯤부터 아이디어를 짜내어 오후 5시 무렵에 그림을 넘기기까지, 나의 등줄기로 하루 종일 서늘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아마 내 눈은 더 깊어지고 세상 보
책이란 나에게 무엇인가. 그것은 나에게 애와 증을 동시에 일으키는 대상이다. 책사랑만 했다고 할 수가 있다면 간단하겠지만, 몸과 마음이 그렇지가 못하다.마치 우리의 인생이, 삶의 내용이 희노애락이라는 넉자로, 그야말로 허전하게 요약되듯 책이란 나에게는 삶의 그런 희노애락과의 등기물인 셈이다.『정병규 북디자인』 中에서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겉표지만 보고 책을 판단하지 말라’라는 명언이 있다. 사물의 겉만 봐서는 그 진가를 알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병규 북디자이너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은 겉표지를 보고 내용을 판단해도 됩니다. 예전에는 디자인이 장식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디자인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거든요”라고 말한다
▲ 양재2동 212번지에 위치한 잔디마을.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집들이 줄지어 서 있다.
두 번의 옥고. 20대에 항일운동으로 인한 두 달 간의 옥고, 그리고 50대에 동백림 사건으로 의한 옥고. 일제 때의 수감생활로 그는 폐병을 얻었고, 동백림 사건* 이후에는 고향에 돌아올 수 없었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유럽 현지에서 인정받은 작곡가 윤이상. 과장을 좀 섞으면 현대음악에서 윤이상은 고전음악에서의 모차르트만큼 유명하다. 하지만 ‘윤이상처럼 비음악적 요소와 계속해서 연결되어지는 사람은 없다’는 한 평론가의 말대로 그의 삶은 그가 의도치 않은 정치적 흐름과 결부되어 있었다. 윤이상의 젊은 시절을 느낄 수 있는 통영을 찾은 건, 그의 젊음은 뭔가 달랐을 거라는 직감에서였다.통영, 윤이상의 음악적 토대일제시대에 바다를 메워 만들어진 통영의 도로는 해수면과 비슷한 높이에 마주하고 있다.
반세기전 우리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렀다. 그때는 사람들 모두 전쟁의 슬픔으로 힘들어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속초의 아바이마을에는 남북전쟁이후부터 지금까지 자신들의 삶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이름은 실향민이다. 아바이, 실향민들의 제2의 고향 아바이마을은 대표적인 실향민촌이다.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지만 지금은 월남한 실향민들이 정착해 마을이 형성됐다. 처음에는 한두 달 정도면 전쟁이 끝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고향과 가까운 속초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 달이 일 년이 되고, 일 년이 오십 년이 된 지금까지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여러 대학들이 앞다퉈 ‘그린 캠퍼스’를 표방하며 캠퍼스 재정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대학들의 캠퍼스 재정비 사업은 크게 △캠퍼스 지하 공사 사업 △자연·지역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사업 △대학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를 이끄는 친환경 사업 등으로 나뉜다.특히 캠퍼스 지하 공사 사업은 최근에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려대학교(아래 고려대)는 지난 2002년 운동장이 있었던 본관 앞 공간을 활용해 지하 2~3층에는 주차장, 지하 1층에는 학생 편의시설과 열람실 등을 갖춘 중앙광장을 조성했다. 고려대 시설부 김흥덕 직원은 “중앙광장을 조성하고 차와 사람의 동선을 분리함으로써 배기가스 공해와 같은 이전의 문제들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고려대는 중앙광장과 비슷한 형식의 ‘하나스퀘어’를 지난
지난 2005년 개교 120주년을 맞아 ‘연세비전 2020’이 발표됐다. 이 중 그린캠퍼스 전략은 신촌캠의 다양한 환경개선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린캠퍼스 전략에는 크게 △차 없는 백양로 △전자게시판 도입 △특화된 쓰레기통 설치 △학교 녹지화사업 △셔틀버스 도입 등이 있다.차 없는 백양로 사업은 지난해 3월 시범적으로 처음 실시됐다. 하지만 차 없는 백양로 1단계 사업 실행 당시 우회로에 차량이 몰려 학교가 오히려 더 혼잡했다. 이로 인해 보행자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120주년 학술정보관 공사 등 학내의 많은 공사로 인해 잠정적으로 사업이 보류된 상태다.차 없는 백양로 사업과 연관해 학내 셔틀버스 도입도 추진되고 있다. 학교 측에서는 차 없는 백양로 사업을 실
‘오늘도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맑고, 우리 연전(延專) 일대를 덮은 신록은 어제보다도 한층 더 깨끗하고 신선하고 생기 있는 듯하다’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는 사계절 경관이 빼어나고 오랜 연륜을 가진 건물들이 있어 연세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故이양하 교수가 우리대학교 재직시절 ‘신록예찬’을 노래한 무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긴 안목의 총체적 계획 없이 건물을 신축하고 녹지를 줄여 옛 연세교정의 아름다움은 빛을 잃고 있다. 가히 ‘그린캠퍼스’라 칭할 만 했던 과거의 신촌캠의 경관을 기억하는 동문들의 추억담을 들어본다.|고현옥 동문(영문·49) “1949년 6월 희망과 꿈에 부풀어 숲에 싸인 아름다운 연희동산에서 행복하고 자랑스런 맘에 가득 차서 입학했습니다. 학교 안에 들어서면 양옆에는
우리대학교 신촌캠퍼스(아래 신촌캠)의 전체면적은 약 85만9천㎡다. 이곳에 앞으로 신축예정인 건물을 포함해 111개동의 건물이 들어선다. 이 중 인공적으로 조성한 조경지역과 자연 상태의 녹지를 합친 총 녹지 부지는 약 38만2천㎡다. 단순 수치로만 따지면 녹지가 학교 면적의 40%정도를 차지한다. 하지만 외솔관과 위당관 등의 부지가 숲이었던 1980년대 초에 비해 녹지가 많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천대영(법학·06)씨는 “학교에서 쾌적하게 쉴 곳이 없다”라며 학내에 녹지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천씨 외에도 많은 학생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원인은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백양로 주변에 녹지가 없기 때문이다. 백양로 주위에는 주로 단과대 건물과 도서관 등이 밀집해 있으며 학내의 연구 및 학습
우리대학교 원주캠이 지난 2001, 2004년에 이어 2007년에도 ISO 140001(교육행정서비스에 대한 환경경영인증, 아래 ISO 인증) 3회 연속 획득에 성공했다. ISO 인증은 교육행정 조직의 전반적인 환경경영을 평가하는 공식적인 인증이다. 원주캠은 지난 2001년 국내 대학 최초로 ISO 인증에 성공하며 국내 대학 최초로 친환경 캠퍼스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ISO 인증은 △기본적인 환경영향평가 △폐기물 처리에 관한 앞으로의 추진방향 △법규준수평가 △내부 심사 등 컨설팅 기간만 수개월에서 몇 년이 걸릴 정도로 인증절차가 까다롭다. 우리대학교 원주캠의 경우 한국표준협회(Korea Standards Association, KSA)에서 환경경영을 심사한 후 인증서를 발급했다. 2001년 첫 인증
오늘날 신촌캠퍼스의 원형이 마련된 것은 1920년대에 이르러서다. 은백양나무를 심어 이름 붙여진 백양로가 들어선 것도 이때다. 지난 1962년 의과대학이 서울역전에서 신촌으로 이전하면서 캠퍼스 경관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 의과대학과 부속병원이 자리 잡은 후 학생회관, 백양관, 종합관, 루스채플 등이 196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에 걸쳐 신축된다. 그리고 지난 1988년 백주년기념관이 건립된 이후 정문과 서문 사이에 제2·3공학관, 연세공학원, 연세과학원이, 북문 쪽에 상경관과 무악학사가, 동문 쪽으로 동문회관과 치과병원, 새천년관 등이 빼곡히 들어서게 된다. 연세 캠퍼스의 건물들은 주변 건물이나 환경과의 어울림을 염두에 두지 않고 필요에 따라 세워졌다. 위당관의 경우 연희관, 유억겸 기념관, 빌링슬리관
최근 대학가에는 그린캠퍼스 열풍이 불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녹색의 캠퍼스로 도약하기 위해 여러 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이에 「연세춘추」 는 그린캠퍼스로서 우리대학교의 신촌캠퍼스와 원주캠퍼스의 현위치를 살펴보고 그린캠퍼스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자 한다.
다양한 모습의 자원봉사인터넷 카페를 통해 자원봉사활동을 오기도 한다. 고려대학교 이은보라(정외·02)씨도 ‘태안사랑 봉사단(http://cafe.daum.net/taeanlove)’을 통해 복구작업에 참여했다. 이 씨는 이전에 다른 포털 사이트의 자원봉사 카페에서 돈을 입금한 후에 카페가 없어져버리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선의로 모인 돈을 악용한 사람에게 배신감도 느꼈을 법한데 다시 자원봉사 신청을 했다. 이 씨는 혼자 오니 오히려 일에 집중할 수 있다며 끊임없이 바위를 닦는 작업을 했다.점심시간이 되자 식사를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손이 분주해졌다. 기름을 닦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식사와 라면, 커피, 빵과 우유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적십자사는 2주마다 지부별로 돌아가며 식사를 준비한다.
타고난 '부침개', 화려한 인맥의 소유자 이준태씨 이준태(정외/경영·05)씨는 이번에 정치외교학과 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 05, 06학년도에는 상경10반 회장이었다. 이렇게 그는 과반학생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평소 하루 일과에 대해 물어보자 말해 줄 수가 없단다. 날마다 너무나 다른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물론 그 역시 대학 생활을 갓 시작했을 때는 인간관계 때문에 방황하기도 했다. 새로 사귀게 된 친구들이 이기적으로 보일 때도 있었고 잠깐만 안보면 소원해지는 것에 덧없음도 느꼈다. 그러나 특유의 능동적인 태도로 극복해냈다. “열심히
“대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 질문에 대한 연세인의 대답은 지난 3월 12일 발행된 「연세춘추」 1559호에서 볼 수 있었다. 연세인의 28.1%는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인간관계는 그만큼 중요하다고들 말하는데, 실제는 여기저기서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쏟아진다.올해 2학년인 이 아무개 (국문·06)씨는 시트콤 ‘논스톱’의 동아리생활처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싶어했다. ‘대학에 와서는 사람들 많이 만나고 싶었어요.’ 그는 문과대의 한 반에 들어가 1년간 반 학생회에서 활동을 한 후 2학년 때 동아리에 들어가 현재 그 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1학년 때 활발히 활동하던 반 친구들도 동아리활동으로 자주 만나지 못하자, 급격히 어색함
「연세춘추」는 지난 10월 16일부터 11월 2일까지 ‘2007학년도 연세문화상’작품을 공모했습니다. 많은 학생들께서 참여해주신 가운데, 수상작으로 뽑힌 작품들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 ‘2007학년도 연세문화상’ 수상자 기념촬영(왼쪽부터 이정우 연세춘추 주간, 손흥규 행정대외부총장, ‘박영준 문학상’ 수상자 허윤씨, ‘윤동주 문학상’ 수상자 신진용씨, 안강현 신문방송편집인) /조형준기자 soarer@ 구분분야
2007학년도 연세문화상 시 부문 당선 소감사회과학계열 1년 신진용 이번에도 나는 제대로 된 시를 쓰지 못했다. 짧은 시간 동안 무언가를 끊임없이 적고 또 적었지만, 그 모든 것들은단순한 낙서에 불과했다. 시가 아니라 토사물을 쏟아놓는다는 자책감이 내 혀를 짓눌러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에게 시란 단순한 배설의 통로에 불과한가? 나는 무엇 때문에 조심스러운 손길로 시의 문을 두드리는가? 수많은 질문 중 단 하나의 질문도 해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오랜 시간 침묵하게 되었다. 결국, 이번의 ‘끼적임’은 침묵의 부산물 중 하나일 뿐이다. ‘쓰지 못하는 괴로움’을 ‘씀’으로써 상을 받게 된 지금의 상황이 얄궂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나에겐 고통을 담담히 받아들일 인내도, 상처를 헤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