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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감동지난 1970년, 연고전이 끝나고 동대문운동장에서 한바탕 기차놀이를 즐기던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종로로 나와 동대문에서 광화문까지 시가행진을 했다. 당시 연고전은 서울시민축제 수준이었기 때문에 행진이 가능했다. 어깨동무를 하고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부르고 또 부르며, 기차놀이를 비롯한 뭐라 이름 붙일 수 없는 춤(몸부림)을 추면서 천천히 감동의 대열은 차도 한복판으로 나아갔고 축제는 계속 이어졌다.행진이 끝나고 'KUSA-Y' 20여 명은 ‘주촌’이란 가게에서 뒤풀이를 가졌다. 주촌은 당시 조흥은행 맞은 편 다동 쪽에 있던, 고려대 학생이 오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비교적 고급의 세련된 막걸리 집이었다.“연대! 오늘 맘껏 마셔! 계산은 우리가 해!”한 시간 이상 먹고 떠들다 다시 거리로
여론칼럼
조남준
2010.09.1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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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일, 2011학년도 MEET/DEET 시험이 있었다. 마침 시험에 응시했던 후배 한 명이 시험이 끝나기 무섭게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후배는 출제경향이 예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며 아쉬움과 억울함이 뒤섞인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나는 가치판단 대신에 이런 하소연에 대한 가장 무난한 대응으로 그저 한 고비를 넘긴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전화를 끊고 생각하니 나도 딱 1년 전까지 그 입장이었다. ‘수험생활’이라는 네 글자로 요약할 수 있는 2009년 상반기였다. 학원에 다니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문제 유형을 분석하고, 모의고사를 보고, 지원 전략을 짰다. 그리고 MEET를 봤다.시범운영으로 도입된 의전 제도, 그러나지금까지의 의학전문대학원(아래 의전) 제도는 시범체제였다. 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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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호
2010.09.05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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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네 번째 농활을 맞이하는 내게 늘 농활은 풀지 못하는 숙제같은 것이다. 매년 농활을 찾게 되면서도 농활만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져 온다. 새내기 시절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선배들이 가자기에, 친구들이 가기에 따라갔었다. 처음 간 농활에서 ‘농활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아무런 말도 못했었다. 연대가 무엇인지, 농업은 무엇인지, 농민은 무엇인지, 학생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등 늘 마음 속, 짐만 잔뜩 싣고 돌아왔었다. 농활 기간에는 하지 말라는 것도 많다. 햄, 소시지 안 먹기, 육류 자제하기부터 시작해서 피곤해도 낮 시간에는 누울 수 없고, 핸드폰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미리 목표와 규율, 일정을 정해 떠나간 농활에서는 공동체 생활을 위해 하지 않아야 될 것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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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지
2010.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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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지구의 날,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이 경제성장과 녹색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대표적인 녹색뉴딜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녹색뉴딜은 녹색성장을 추진하는 구체적인 단기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다. 50조원이 예상되는 이 계획의 주요 내용으로 4대강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4대강 사업을 이해하려면 녹색뉴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녹색뉴딜이 녹색성장을 목표로 한다지만, 절반이 넘는 예산이 4대강 사업과 고속철도 조기완공 등 토목공사에 투입되기 때문에 녹색이라는 이름이 허울뿐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일자리창출 효과를 강조하며 사업을 강행했으나 공사현장의 즐비한 건설장비들은 사실상 이 사업이 지닌 일자리창출 효과가 미비함을 방증한다.4대강 사업이라면 으레 강조되는 수자원 관리 또한 이해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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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얀
2010.07.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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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검소한 식생활을 영위해 왔는데, 이는 유교사상과 무관하지 않다. 조선시대 정조대왕 어머니 환갑연에 차려진 수라상은 밥, 국, 김치를 포함한 7첩 반상이었고, 당상에게는 4첩 반상이 제공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던 7첩(밥·국·김치·조치 등 제외) 반상은 12첩 반상에 해당하는 셈이다. 우리 옛 음식문화에 ‘대궁밥’ 또는 ‘상물림’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손위 어른이 남긴 밥을 아랫사람이나 머슴이 먹기 위해 다시 차린 밥상을 말하는 것으로,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위해 밥을 남기는 것이 미덕이었고, 상물림한 밥상을 남김없이 다 비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은 뒤 절대 궁핍 상태에서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풍족한 식생활이 가능하게 되면서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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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규석 환경부 자원순환국장
2010.05.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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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대학교들이 학내에서 채플 같이 종교를 선교하는 강의를 만들어 학생들이 듣도록 하고 있다. 미션스쿨인 연세대학교도 마찬가지로 채플 강의를 강제적으로 학생들이 듣게 하고 있다. 채플을 4학기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는 대학의 교칙을 알았을 때에는 어떻게 학교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과거에는 채플을 없애라며 학생들이 시위를 격렬하게 했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채플은 아직까지도 그 명맥을 잇고 잇다. 어째서 지금의 학생들은 더 이상 종교의 자유 위에 있고자 하는 대학교의 채플 강요를 당연시 받아들이고, 거기에 순응하게 된 것일까. 아무리 선교를 위해 설립된 미션스쿨이라 할 지라도 학교의 기본권이 학생들에게 거의 강제적으로 예배에 참석하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의심스럽다. 채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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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2010.05.2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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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대학생들의 젊음을 발산하는 축제의 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학축제의 문제점과 위기론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습니다. 과거 사회에 대한 고민과 성찰로 충만하던 대학축제가 연예인들의 공연과 장터, 그리고 음주 문화로 가득한 소비주의의 온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이를 비난하며 대학축제가 사회참여와 공동체 정신의 제고하는 모습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혹자는 과거 대학축제의 저항적 성격으로 인해 묻혀있던 유희와 낭만의 축제를 되찾은 지금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대학축제를 바라보는 상이한 시각 사이에서 대동(大同)이라는 대학축제의 외침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저뿐만이 아닐 듯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축제(祝祭)’는 종교제의로서의 기원을 가지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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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07학번 이상준
2010.05.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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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의 일상을 돌이켜보자. 지난 일주일동안 주변 사람들을 위해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본 적이 있는가? 혹은, 사소하더라도 다른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해 본적이 있는가? 혹시 우리는 나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며 살고 있진 않았을까? 그러다보니 어느새 마음이 메말라버리진 않았을까? 학교에서 집까지 늘 버스를 갈아타며 1시간이 넘는 거리를 통학하다보면, 출퇴근 시간의 혼잡함으로 인해 그 먼 거리를 피곤한 몸으로 버스에서 서서 가는 것이 여간 짜증나지 않을 때가 없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대학이 들어와서 나도 모르게 생긴 버릇이 하나 있다. 버스에 타자마자 자리가 있다면 눈치 볼 것 없이 그대로 앉아 이어폰을 꽂고 잠을 청하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MP3에서 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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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2010.05.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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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점 인플레이션에 대한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졸업생 평균 A, B학점을 받은 학생이 91%에 이른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 뉴스가 나옴에 따라 많은 누리꾼들이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 ‘이래서야 기업이 어떻게 대학의 학점을 믿을 수 있는가’ 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전에도 이러한 여론에 휩쓸려 연세대학교 역시 평생교육사, 교직과목, 군사학, 실습, 4000단위 등의 수업에 대해 절대평가 폐지 방침을 세웠었다.(비록 지금은 보류상태이지만 말이다.)흔히, 학점 인플레이션에 대해 비판을 할 때는 주로 학교에서 A학점을 줄 수 있는 학생의 수에 비해 실제로 A를 받은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 비판의 대상이 된다. 즉, 비판자들은 대학 측에서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고, 일부 절대평가 과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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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울
2010.04.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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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the First & the Best'라는 연세 비전이 눈에 들어온다. 또한 작년에는 메인에 ‘세계 대학교 순위 100위 입성’이라는 문구가 한동안 있었다. 대학교 입학 이후 줄곧 들었던 ‘최고의 사립대’라는 타이틀과 항상 함께 하는 그 문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명 대학에 입학했다는 것과 다양하고 재미있는 학교 행사들 덕에 모교심이 듬뿍 자라나, 이 문구만 보아도 뭉클했었던 새내기는 필자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고전 때 학교 홍보 영상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연세대학교 학생이라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던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학생을 도외시한 학교 행정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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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희(국문·08)
2010.03.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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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그대로 ‘생지옥’을 뚫고 백양로에 발을 들인 새 동무들을 환영한다. 설렘과 떨림으로 캠퍼스와 신촌 곳곳을 누빌 동무들을 생각하니 나까지도 신이 난다. 우리, 학번 ? 나이를 물어 위-아래를 따져대는 까탈은 그만두자. 대학이라는 공간에서는 모두가 다 같은 ‘배움의 벗(학우)’이다. 동무이다. 이것이 “아, 됐고! 일단 대학에만 가”면 얼마든지 누릴 수 있다던, 바로 그 ‘대학문화’라는 것이다. 여러분이 ‘영원한 맞수’ 운운하며 내내 으르렁댈 안암골 모 대학의 학생이 얼마 전 자발적 퇴교 선언, 대학 거부 선언을 해 화제가 됐다. ‘선언’이라지만, 달랑 석장의 자필 대자보였다. 촌스럽지만 그 파급은 엄청났다. 3월, 백양로의 공기가 어떤지는 나도 모르는 바 아니다. 교정을 뒤덮은 꽃들이 여러분의 마음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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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희
2010.03.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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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람으로 추정되는 이가 경찰에 체포된 이후, 분노한 네티즌들로 인해 관련 기사의 댓글들은 '화학적 거세','전자팔찌','사형' 등 성범죄자 처벌을 이전보다 훨씬 더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어린 여학생이 피해자였던 점, 또 그 동안 성범죄자들이 그 죄목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아온 관행에 대한 불만이 축적되어 온 것을 감안한다면,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이 사건을 보면서 슬픔에 가슴이 아리고, 분노에 뜨거워지며, 또 불안에 떨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을 통해 요구되고 있는, 수위가 높아진 성범죄 처벌이 과연 정말로 성폭력을 뿌리뽑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는 확답을 내리지 못하겠습니다. 성범죄의 신고율은 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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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2010.03.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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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 온 국민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17일간의 벤쿠버 동계 올림픽이 폐막식을 갖고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림픽 시작 전부터 언론에서는 김연아, 이정수, 성시백 선수 등 많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금메달 가능성을 점쳤고 우리나라 선수단도 금메달 5개 이상 종합 성적 10위권 이내를 목표로 벤쿠버에 입성하였다. 그러나 올림픽이 시작한 후 우리나라는 이승훈 선수의 은메달을 필두로 이정수, 모태범, 이상화 선수의 금메달 등 많은 메달을 획득하였고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종합 순위 5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쇼트트랙에서만 다수의 메달을 획득 했었던 지난 동계 올림픽 들과는 달리 스피드스케이팅 남, 녀 500m 최초로 모태범, 이상화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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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섭
2010.03.0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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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녀석의 입학식을 하루 앞둔 깊은 저녁. 잠을 설치는데, 지난 세월의 추억들이 이리저리 섞이면서 유독 신촌골 운동장 주변에서 놀던 추억들이 삼삼하여 감회에 젖어본다. "이렇게 이뤄지는 건가?"며칠 전까지도 나는 연세의 모든 것과 아무 상관이 없는 타인이 갔고 연세편이었다. 왜 그랬을까? 까닭 모를 연세에 대한 애정과 아쉬움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은...40년 전보다 더 오래 전에 울타리 없이 황토빛으로 거칠었던 신촌골 운동장은 본부 건물 뒤로 흐르는 계곡물과 함께 어린이거나 까까머리 중학생들에겐 더없이 좋은 놀이 동산이었다. 내달리고 넘어지고, 싸우다 지치면 멱을 감고, 그래도 지치면 가재도 잠아 구워먹던 추억이 있었다. 그런 추억 때문일까?추억이 한참 지난 고동학교 시절, 전국에서 공부 좀 한다는 우수
여론칼럼
우리대학교 새내기 학부모 김영식
2010.02.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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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익히 아시겠지만, 백양로에서 위당관 가는 길은 '마의 언덕'이지요. 이곳에선 다들 슬로우 모션에 익숙하지요. 처음엔 경사가 완만하니 누구든 한 달음에 오를 수 있으리라 그리 만만히들 생각하지만 백기투항은 시간문제일 뿐이지요. 길이 끝나는가 싶으면 다시 이어지고 한숨 좀 돌렸다 싶으면 이내 언덕이 턱하니 버티고 있으니 초행자들의 낭패야 응당 예정된 수순이라고 해야죠. 이러한 길의 위력은 ‘마의 언덕’인 종합관 언덕길에 이르러 절정에 이르게 되는데 제아무리 체력 좋은 청년일지라도 이곳에 이르면 팍팍한 다리를 두들길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야트막한 구릉일 뿐인데 어디서 안나푸르나나 킬리만자로의 위엄이 나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으니 기이하달 밖에요. 나는 느림을 체질화시키는 그 길을 '동주로'
여론칼럼
이재은
2009.11.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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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에서 합격 통지를 받고 들뜬 기분으로 있을 때,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독사반으로 배정되셨습니다. 오티가 있으니 대강당 앞으로 오시면 깃발 보이실 거에요. 그 때 뵐게요.”대학에는 과밖에 없고, 그 안에서 학생들만의 자체적인 조직이라는 게 있다는 것도 전혀 몰랐던 때였다.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나는 대학에 왜 ‘반’이 있는 것인지, 얼떨떨해 있었다. 사실 당시에는 ‘독서반’으로 들어서, 학교에서 새내기들을 대상으로 따로 공부를 시키는 스터디 모임을 만드는 건가 하는 생각 정도만 했다. 그러나 나는 곧 학생들 사이에서 ‘반’이라는 자신들의 공동체를 꾸려서 함께 대학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이제는 우리에게 익숙한 ‘반’은 지난 1997년을 기점으로 대학의 체
여론칼럼
박설아
2009.11.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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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학 선거철이다.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정·부회장 입후보자들은 후보자 등록을 완료하고 12일부터정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뿐만 아니라 각 단위별 정·부회장 후보자들 역시 등록과 선거운동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미 절기상 입동을 넘긴 초겨울의 문턱에 들어섰지만 대학 곳곳은 선거와 관련된 여러 움직임 때문인지 열기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단정한 복장으로 갖춰 입은 후보자들은 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나름의 비전과 고유에 기치를 내걸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들을 지원하는 선거캠프에서는 색색이 통일된 옷을 맞춰 입고 대학 정문에서부터 강의실까지 구호를 외치며 후보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덕분에 유권자인 학생들은 매년 대학 선거철이면 볼거리의 홍수를 경험하고 있다. 학생들의 왕래가 많은
여론칼럼
배재윤
2009.11.1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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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보면서 진정한 이 시대의 ‘혁명적 가치관’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혁명적 가치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나눠볼까 한다. 혁명적인 가치관을 꿈꾸며 필자는 기독교 신자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하나님 나라의 혁명적 가치관은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고 ‘자기를 낮추는 것’ 이상의 무엇. 즉, ‘죽기까지 복종하는’것을 의미한다. (전적으로 필자의 의견이지만) 필연적으로 이것은 사랑과 연결되며, 오늘날 인간들이 선택한 모든 방식의 사회 구조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누가 이 세상에서 죽기까지 복종을 하겠으며, 죽기까지 사랑을 하겠으며,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질 수 있겠는가. 누가 그 마음을 품을 수 있겠는가. 이는 누가 진
여론칼럼
이종열
2009.11.0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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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9월까지. 거의 200일 동안 지구에 붙은 11개 나라를 둘러보고 왔다. 태국을 시작으로 동남아, 인도, 중동을 거쳐 스페인까지. 보이는 게 모래뿐인 시리아 사막에서부터 매일 아침 고소한 바게트가 쏟아져 나오는 프랑스 파리까지. 이동 거리로만 족히 2만 킬로미터, 여권에 찍힌 도장, 26개, 컴퓨터에 저장된 사진 3천 장. 그렇게 내 200일 여행은 작은 흔적들로 내 삶에 스며들고 있다. 여행을 결정할 당시 나는 [경제 침체가 휩쓸고 있는 대한민국 군대 안 간 삼수생 학부 1학년 재학생]이었고 그 꼬리표가 던져주는 압박감에 나날이 스트레스가 쌓여 가고 있었다. 세상 업을 다 짊어진 마냥. 그 와중 내 머릿속엔 ‘일탈=여행’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나도 모르게 모아놓은 돈을 다 털어 비행기
여론칼럼
이태경
2009.10.3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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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개월 전 중도 앞 민주광장 바닥에 누군가에 의해 ‘초 중고생보다도 못한 대학생 여러분 부끄러운 줄 아시오’라는 문구가 쓰여진 일이 있었다. 아마도 시국에 무관심한 대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메시지였겠지만, 물끄러미 글을 보다가 떠오르는 다른 생각에 쓴 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한 달쯤 전에 총학생회 홈페이지에서 학술정보관 옥상 카페테리아 건설 이후 운영에 대한 우려 섞인 의견들을 보며 그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겠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 한 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도서관 이용에 만연한 외부비경제경제학에는 외부성에 대한 분석으로 ‘외부비경제’ 라는 개념이 있다. 어떤 사람의 악의 없는 소비가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보상도 없는 비용을 강요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사람이 많은 혼잡한
여론칼럼
이승주
2009.10.10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