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품명은 아이러니하게도 위작인 것으로 알려진「미인도」일 것이다. 천경자는 20세기 한국 회화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인물이지만, 그녀의 예술 인생은 불청객처럼 끼어든 위작 논란으로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남의 물감으로는 도저히 흉내내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처연한 것이었다. 천경자의 화폭이 여인으로 채워진 배경에는 그녀의 20대, 꼭 우리와 같은 ‘이맘때’의 인생이 있었다. 천경자 작품의 주제의식을 결정한 그녀의 ‘이맘때’. 그녀의 20대는 어떤 시기였을까. 천경자의 혼을 엿보다 「미인도」에 관한 논란은 지난 1991년 천 화백이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 중 하나였던 「미인도」가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는 주장
곱게 늙어간다는 것. 이처럼 유혹적인 말이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늙지만 아름답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평균 수명 100세 시대. 무조건적으로 ‘늙는다는 것’과 맞서 싸우던 안티에이징(Anti-Aging)의 시대는 갔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늙어가기를 바라는 웰에이징(Well-Aging) 시대에서 펼쳐질 우리들의 제3의 인생에 대해 「The Y」가 알아봤다. 불타는 ‘청춘’제3의 인생은 무엇을 의미할까? 지금까지 인간의 삶은 사람이 태어나서 사회에 나설 때까지의 제1기, 그리고 사회인이 돼 자녀를 키우는 제2기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최근 『사회복지학사전』에 따르면 이 두 시기 이후의 삶이 ‘제3의 인생’으로 명명되고
[위기의 세대-기획의도]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는 현실에서 여유는 몇몇 이들의 특권일 뿐이다. 우리나라 시장경제를 이끈다는 중년층. 이 사이에 청년과 노인이 낄 자리는 없다. 모두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길은 없나? 위기의 세대. 청년과 노년층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 사회에서 지겹도록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근래 화제가 됐던 ‘수저 담론’ 얘기를 한 번 더 꺼내볼까 한다. 지금까지 수저 담론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 수저를 물려준 부모님 세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느낌이 든다. 하지만 기성세대에만 초점을 맞춘 담론은 결코 힘든 청년들의 삶을 직접 해결해 주지 못한다. 이것이 청년들이 직접 그들만의 담론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이유다. 계속
우스운 일이다.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에게 '민족의 반역자'라고 손가락질 했다니!그러나 오늘날에도 '민족의 반역자'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있다.엄한 데서 '반역자'를 찾고 있는 꼴이다. 연세춘추 매거진 The Y송민지 부장 @treeflame장혜진 기자 @jini14392최서인 기자 @kekecathy신유리 기자 @shinyoori최형우 기자 @soroswan조승원 기자 @jennyjotw
1.이러려고 글 썼나…문단 내 성폭력 실태 심각『은교』의 작가 박범신(70)씨가 성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그의 전(前) 편집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트위터리안은 ‘그는 동석한 여성들을 늙은 은교, 젊은 은교, 어린 은교라고 불렀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문단 내 성폭력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자신의 위치와 이해관계를 이용한 성폭력은 상습적으로 이뤄져 왔다. 이에 트위터를 위시한 SNS 상에는 #성폭력 해시태그를 통한 성토와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심각성을 인지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팀도 관련 사안 조사에 착수하면서 해시태그
불과 50여 년 전 우리나라는 각종 통제와 규율이 난무하던 곳이었다. 경찰이 길거리에서 감시와 단속을 일삼던 암울한 시기, ‘사회적 상식’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람들에게는 ‘민족 반역자’라는 꼬리표가 주어졌다. 지난 1967년 4월 20일, 「동아일보」에는 라는 기사가 실렸다. 1960년대 서양에서 들어온 미니스커트는 촌스런 몸빼바지에 익숙했던 당시 여성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짧은 치마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정부에서는 미니스커트를 퇴폐풍조로 규정하고 치마의 길이를 제한한다. 경찰이 줄자로 치마의 길이를 단속하는 폭력적인 모습은 한때 서울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군사정권은 개인의 취향에 깊숙이 관
“어, 나 넌젠더(None gender)*랑 연애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애인이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게 될 수도 있다. 애인을 남자 또는 여자를 의미하는 섹스(sex, 생물학적 성)가 아닌 젠더(gender, 사회적 성)로 정의하는 것이다. 살짝 귀찮을 수 있겠지만, 내 애인의 특징을 누구보다도 잘 설명할 수 있다. 동성애 논쟁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고 여러분은 섹스에 달라붙어 있는 온갖 성차별적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섹스보다 ‘젠더’! 20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젠더’는 태어날 때 생물학적으로 남녀의 판별이 어려운 상태의 사람, 즉 중성(中性)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였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 여성인권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페미니스트들은 섹스를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습니까?’‘아뇨,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제가 입고 싶은 대로 입구요,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조크든요.’- 1994년 9월 17일자 MBC 뉴스 중, 시민 인터뷰인류는 등장한 뒤 200만년의 시간 동안 대부분을 알몸으로 지냈다. 그런 인류가 모피 등의 의복을 입게 된 이유에 대해 일종의 전승기념물, 즉, 용맹함의 증거로 착용했다는 설이 있다. 그러니까, 남들에게 자랑하려고 입었다는 얘기다. 그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으니까!비키니, 바다가 없어서 못 입을까?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으니까.’ 이것은 원시시대부터 현세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옷을 입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찍어 SNS에 ‘#데일리룩’
“노오오오력해서 안 되는 건 없어!”, “뭐라?”시대가 변해도 아주 변했다. 공동체, 끈기 등을 강조한 기성세대와 달리 오늘날 청춘들은 바쁜 일상 속에 ‘우리’보단 오늘 하루 고생한 ‘내’가 먼저고, 삶의 여유는 무슨 당장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지도 모른 채, 매 순간 롤러코스터에 몸을 맡기고 있다. 세월 따라 변한 세대 간 인식을 각종 작품 속 장면들로 알아보자. #야! 열정만 있으면 못할 게 뭐가 있어! vs.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는 수습기자 박보영(도라희 역)이 진격의 부장 정재영(하재관 역) 밑에서 온갖 고초를 겪는 ‘직장인 격공’ 영화다. 늘 ‘열정’을 강요당하며 구박받던 어느 날 그녀는 부장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
지난 2015년 개봉해 화제를 몰고 온 영화 『트럼보』는 1950년대 미국에서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천재 영화작가 트럼보의 이야기다. 60여 년 전의 실화를 다루는 이 영화는 오늘날 미국인들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 큰 공감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오늘날 우리는 과연 예술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서 살고 있을까? 지난 10월 11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청와대가 문화예술계에서 검열해야 할 인사들을 정리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유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9,473명의 문화예술인이 포함된 이 명단에는 안도현,
할로윈 축제를 맞이해 등장한 간호사 코스튬 복장에 간호사들이 제동을 걸었다. 지난 10월 31일 개인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사 이야기(@nursing story)’는 여성의 성적인 모습을 과도하게 부각한 간호사 코스튬을 지적하는 글을 게시했다. 페이지 관리자는 게시글을 통해 ‘내 직업이 이딴 취급을 받아야겠냐’며 울분을 터뜨렸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며 공유되고 있다.흔히 할로윈 코스튬에서 특정 직업군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하지만 성평등의 깃발이 내걸린 오늘날 이 같은 관습이 유효할지, 그리고 지켜져야 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특히 이러한 성적 대상화는 주로 여성 직업군을 타깃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향후 해당 직업군에 대한 태도에도 쉽게 영향을 미친다는
“CHEER UP BABYCHEER UP BABY좀 더 힘을 내”당신이 아무리 아이돌 그룹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가사를 읽으며 이미 「Cheer Up」의 멜로디를 따라 흥얼거리고 있지 않은가? 이 노래의 주인공은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다. 트와이스는 지난 2015년 11월에 실시됐던 ‘강의실 어택’ 이벤트와 올해 5월 ‘아카라카를 온누리에’에서의 뜨거운 공연으로 2만 연세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우리대학교와 인연이 깊다. 지난 10월 24일 세 번째 미니앨범 으로 컴백해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는 트와이스. 10월 7일, 컴백 준비가 한창이던 이들을 「The Y」가 만나봤다.Q. 트와이스가
2012년에 일 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2억 1천만 건의 임신 중 40%에 달하는 8천 5백만 건은 계획 없는 임신이다. 이 중 50%는 낙태로 이어진다.* 계획 없는 임신은 불가피하게 피임을 못하거나 피임에 실패한 경우에 발생한다. 콘돔의 피임률은 사실상 약 86%라고 하니, 피임을 한다고 해도 임신하지 않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피임실천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임 실패 비율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여성의 권리를 제한하는 낙태죄임신계획 여부와는 무관하게, 임신과 출산의 결과와 영향은 모든 부모에게 찾아온다. 더군다나 출산은 여성의 신체 변화와 더불어 사회적 지위의 변화를 수반하며, 평생에 걸친 희생의 시작이다. 여성은 태아를 수태하는 본인이
전라의 여인이 관객들을 쳐다본다. 캔버스를 꽉 채운 비만의 여성, 그녀의 시커먼 음모(陰毛)와 몸 위에 그려진 등고선은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작품의 제목은 「계획(Plan)」으로 영국 미술가 제니 사빌(Jenny Saville)의 것이다. 여성의 육체를 가감 없이 표현한 이 작품을 통해 그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여성을 향한 사회적 편견과 잣대를 부수자는 의지는 아니었을까? 사실 사빌처럼 미술계의 많은 작가들이 여성에 대한 편견에 맞서 싸우고 있다. 페미니즘이 미술 속에서 어떻게 공론화되었는지 그 흐름과 성과들을 살펴보자. ‘여성성’은 실존하는가 예술가들은 페미니즘을 어떻게 다뤘을까? 이들이 처음에 던진 화두는 ‘여성성’이었다. 과거 남성들이
SNS상에서 큰 화제가 됐던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 운동에서 볼 수 있듯, 이제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더는 일부 열성적인 여성주의 운동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성혐오 문제를 인식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남성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여성혐오, 잠자던 남자들을 깨우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 문단 내 성폭력 등 우리 사회에서 자행됐던 여성혐오 문제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인하대 박승범(문화콘텐츠·16)씨는 “우리
무슨 볼드모트도 아닐진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을 말하는 것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온라인에는 익명의 페미니스트, 반(反)페미니스트가 넘쳐나지만 현실에서 ‘나는 페미니스트요!’ 라고 말하는 이는 많지 않다. 『나쁜 페미니스트』의 저자 록산 게이의 말마따나 페미니스트라고 밝혔을 때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꼬투리 잡을 시선이 무섭기 때문이다.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밝힌 A씨는 자신이 “예민하지만 소극적인 사람”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주변에 “페미니스트하면 본래적 의미보다 (여성우월주의라고) 아는 사람들이 절대다수”라며 “
이번 주에 가 볼 만한 서대문구 행사, 여기 다 있다. 과제도 약속도 딱히 없는데 집에는 가기 싫은 날. 한번 들려서 소소한 여유를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1. 11월 10까지 진행된다.서대문구와 이대조형예술대학의 콜라보로써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2. 신촌 연세로 스타광장 사거리에서 11월 12일에 진행된다.김현식 가요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한다. 매거진부 기자단chunchu@yonsei.ac.kr
지난 10월 29일 낮 2시부터 연세로에서 ‘2016 신촌 글로벌페스타’가 열렸다.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가을 여행 주간 서울 대표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서대문구가 주최했으며 글로벌한 도시 신촌의 특색을 살려 기획됐다. 이번 행사에 대해 서대문구청 지역활성화과 이아승 주무관은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자 했다”며 “20여 개국 이상의 국가들이 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의상 패션쇼 ▲뮤지컬 퍼포먼스 ▲대학생 및 거리예술 공연 ▲세계플리마켓 ▲세계꽃시장 ▲인디플로리스트 콘테스트 등이 열렸으며, 우리대학교 버스킹 동아리 ‘무아’가 중앙무대에서 공연을 실시했다. 또한 축제 당일 우리대학교 신촌캠퍼스 백양누리 IBK기업은행홀에서는
지난 21년간 신촌에 자리해온 공씨책방이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건물주는 지난 10월 5일 월세 인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고 불응 시 퇴거할 것을 명시했다. 갑작스러운 요구에 응하기 어려웠던 대표 장화민(60)씨는 건물주와의 협상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그는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상태다. 문제는 권리금, 해결방법은 소송 뿐 「상가 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최초 계약 이후 5년이 경과하면 임대인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공씨책방이 현재 건물에 입주한 것은 1995년으로 최초 계약 이후 이미 5년이 훨씬 경과했기 때문에 계약갱신에 대한 임차인의 권리는 보장받을 수 없다. 장씨의 요청에 따라 분쟁조정에 나선 서울시 소상공인분쟁조정위원회의 황규현 주임은 “법적으로 판단한
지난 8월 10일, 서대문구 청년정책위원회(아래 청정위)가 출범했다. 청정위는 서대문구청 산하 청년지원팀이 추진하는 청년정책을 심의하는 기관으로, 지난 4월 29일 제정된 「청년 기본 조례」 제9조 ‘청년정책위원회 설치 및 구성’에 따라 탄생했다. 청정위의 설치는 서대문구가 처음이 아니다. 정부가 청년정책에 주력하는 추세를 따라 경기도 시흥시, 수원시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는 잇달아 청정위를 설치했다.청정위는 교수, 구의회 의원, 청년 활동가 등 총 13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서대문구가 정의한 청년세대의 범위인 만19세부터 만39세 사이에 해당하는 이들은 11명으로, 대부분 서대문구를 기반으로 한 청년단체에 속해 활동하는 이들이다. 우리대학교 총학생회장 박혜수(토목·11)씨를 비롯해 ▲민달팽이유니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