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슈리글리(David Shrigley)의 작품은 인테리어 업체와의 활발한 콜라보 덕분에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한순간 찾아온 영감의 순간이나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었다. 예술가로서의 ‘준비과정’을 겪던 대학생 예술가 지망생 슈리글리, 그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을까? 하던 대로 하다 보니 예술가가 돼 있었다‘데이비드 슈리글리 展’이 전시된 복층 구조의 지하전시장인 ‘현대카드 스토리지’는 여러 조소 작품과 함께 방대한 양의 스케치로 가득 차 있다. 스케치북 크기의 흰 종이에 검은 펜으로 동물이나 사물, 단조로운 모양새의 사람들을 그려낸 300여 장의 그림은 한 벽면에서부터 전시장 내부 계단까지 이어진다.슈리글리는 대학 시절 예술가가 되고 싶었
지난 1일, 공학원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제3회 지역연계수업 타운홀미팅(아래 타운홀미팅)’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개회 및 내빈소개 ▲학생 발표 ▲교수 토론 ▲종합평가 순으로 진행됐다. 해당 행사는 올해 2월과 6월에 이어 3회째를 맞았다. 지역연계수업은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돼 신촌 지역의 문제를 대학생들의 참신한 시각으로 해결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해당 수업은 신촌 인근 대학의 학부·대학원 수업에서 학생들이 신촌지역 활성화에 관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학기 말에 성과를 최종 발표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해당 수업은 한 학과당 한 팀이 개설 가능하며, 학생들과 교수가 함께 프로젝트 주제를 정하고 이를 신청해 서대문구청의 심사를 거치게 된
고등학교 사회 시간에는 ‘계급’과 ‘계층’의 차이에 대해 배운다. ‘계급 간에는 사회적 이동이 제한적이지만 계층 간에는 상·중·하류층이 자유롭게 이동한다.’ 밑줄, 동그라미. ‘일부 학자들은 계급은 현대사회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밑줄, 물음표? 우리는 이 대목에서 펜을 멈춘다.현대사회를 설명하는 데 ‘계층’이라는 개념은 나날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특히 올해 최순실씨의 국정농단과 결부된 정유라씨의 성적·입시 특혜 사실은 국민 모두를 무기력하게 했다. 정씨가 받은 특혜들을 통해 오늘날에도 암묵적인 ‘계급’이 존재하며, 현재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최씨의 딸 정씨는 이화여대 의류학과 시험에서 출석조차 하지 않고도 B학점을
2016년은 시끄러운 해다. 특히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온 거리가 촛불로 밝혀졌다.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각지까지 퍼져 전 세계가 함께 경악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The Y」는 미국에서 온 교환학생 맨디, 러시아에서 온 교환학생 알리나, 그리고 고려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만의(미디어·16)와 함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Q. 현재 대한민국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논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만의: 수업 시간과 SNS를 통해 정부관계자가 아닌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했고, 그 딸인 정유라가 이화여대에 부정입학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간략한
연세로를 거닐다 보면 ‘버스커(buskers)’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연세로를 지나가다 허스키한 목소리에 사로잡혔다. 밴드 ‘이후’와의 첫 만남이었다. 거리의 행인들은 너도나도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The Y」 의 ‘2016 청년예술가 인터뷰 연재’의 끄트머리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로 청중의 마음을 뺏은 그들을 만나봤다. Q. 밴드를 소개해 달라.소지(아래 소): 우리는 결성된 지 석 달 된 신생 밴드 ‘이후’로 보컬, 메인기타, 베이스기타, 드럼으로 구성된 남성 4인조다. 밴드명 ‘이후’는 ‘우리를 본 이후 팬이 된다’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Q. 팀원 소개를 부탁한다.소: 본명은 박군봉으로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연세로를 둘러싸고 주민과 구청 간에 불협화음이 일었다. 지난 2014년 보행자 중심의 도로로 거듭난 이후 연세로는 다양한 축제의 장으로 거듭났다. 이에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상권이 활기를 띠자 구청 측은 차 없는 거리의 확대시행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세로에서 개최된 각종 축제 및 차 없는 거리 확대시행 논의 과정에서 주민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세로 축제, 관(官)과 민(民)의 소통 부재지난 10월 29일 개최된 ‘글로벌 페스타’ 당시 신촌 상권을 대변하는 단체인 신촌번영회 측은 우리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축제 기획 과정에서 서대문구청과 상호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토로한 바 있다. 신촌번영회 이문학 회장은
3月 인간 아닌, 이세돌이 진 것2016년 3월 12일,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패배가 확정되자 이세돌이 남긴 말이다. 인공지능의 지적 우월성을 확인시켜준 역사적인 순간이었지만 이세돌은 떨리는 목소리로 패배의 책임을 오롯이 자신에게 돌렸다. 과연 승부사다운 발언이었다. 멋져요, 쓰리스톤. (엄지척)5月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올 한 해 가장 핫했던 영화 『곡성』의 명대사다. 주인공의 딸 효진이(김환희 분)가 새파란 눈으로 화면을 쏘아보며 이 대사를 소리칠 때 많은 관객들이 전율했더랬다. 지난 11월 25일 청룡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나홍진 감독이 수상소감 도중 김환희에게 ‘네가 곡성을 살렸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그 연기의 깊이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7月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
역사는 이보 전진과 일보 후퇴를 반복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은 ‘이보 전진’보다는 ‘다(多)보 후퇴’의 과정에 놓여있는 듯하다. 오늘날 정치에서는 암흑의 시대였던 과거 군사정권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현 정권과 6070 군사정권의 ‘평행이론’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1. 밀실에서 이뤄진 ‘그들만의 대화’“대통령만 참석한 행사는 소행사, 대통령과 경호실장, 비서실장, 중정부장이 참석하면 대행사다” -박선호 전 중앙정보부 의전과장‘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듯이, 정치의 핵심은 사람을 어떻게 쓰
클래식 음악 공연을 보기 위해 비싼 값을 주고 공연장에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는가? 매주 한 번, 신촌 스타광장에는 오페라 음악이 울려 퍼진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버스킹하는 오페라가수’인 인씨엠예술단의 노희섭 단장(47)이다. 노 대표는 인씨엠예술단의 대표로서 음악을 전파하기 위해 스스로 거리에 나섰다. 지난 16일에도 어김없이 신촌에 노 단장의 공연이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신촌 거리에서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노희섭 단장을 만나봤다. Q. 거리에서 공연을 보니 매우 인상적이었다. 자기소개 부탁한다.A. 오페라가수이자 성악가인 노희섭이라고 한다. 합창단, 오케스트라, 무용단 등 여러 예술단체를 회원들의 후원으로 운영하는 민간단체인 인씨엠예술단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태리에 유학을 다녀
사람들이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도움을 받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아무도 남의 도움 없이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러고 보면 남을 돕지 않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마리아인들의 삶의 방식이 필요한 순간도 있을 것 같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우리나라에서 사마리안법이 시행되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흔히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말하는, 우리 사회의 '착한 사마리아인'들은 누구일까? 연세춘추 매거진 The Y송민지 부장treeflame@yonsei.ac.kr장혜진 기자jini14392@yonsei.ac.kr최서인 기자kekecathy@yonsei.ac.kr신유리 기자shinyoori@yonsei.ac.kr조승원 기
인류 역사의 수많은 장면들은 평화보다는 전쟁에 가까웠다. 그리고 인간은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이 정당화될 때 상상 이상의 잔혹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극한의 상황에서도 일부 ‘착한 사마리아인’들은 용기 있는 선택을 내리고 폭력에 저항해 왔다. 「The Y」가 양심의 선택으로 역사를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봤다. 학살을 막아낸 사람들 1939년 발발한 2차 세계대전은 잔혹한 학살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일어났던 시기였다. 전쟁 당시 폴란드에서 활동했던 독일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갈 위기에 처한 1,200여명의 유대인들을 구출했다. 그러나 쉰들러는 전쟁 초반에만 해도, 충실한 나치 당원이자 기회주의자에 가까웠다. 독일군이 전쟁 발발 2주 만에 폴란드를 점령하
수많은 인파가 모여 있는 번화가에서 한 사람이 길을 가다 갑자기 쓰러졌다. 당신이라면 아무 망설임 없이 선뜻 다가가 그를 도울 수 있겠는가? 아마도 ‘다른 사람이 도울 거야’, ‘괜히 나섰다가 손해만 보겠지’와 같은 생각으로 방관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개인의 도덕성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그보다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먼저 짚어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The Y」가 방관자를 만들어 내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봤다.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사라졌다 지난 2015년 10월경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에서 한 아파트 경비원이 새벽에 출근하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CCTV 확인 결과 쓰러진 그를 동료 경비원이 발견할 때까지, 몇몇 시민들이 그 곁을
이번 주에 가 볼 만한 서대문구 행사, 여기 다 있다. 과제도 약속도 딱히 없는데 집에는 가기 싫은 날,한번 들려서 소소한 여유를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연세춘추 매거진 The Ychunchu@yonsei.ac.kr
깔창으로 생리대 대체한 청소년 사연에 시민들 눈물 글썽…이에 생리대 지원에 나선 서대문구청그러나 생리대 지원 지속될 지는 아직 미지수 서대문구청이 ‘드림박스’ 사업을 통해 여성용품 지원에 나섰다. 지난 9월부터 해당 사업을 추진한 서대문구청은 11월 6일, 저소득 한부모가정의 여성 청소년 60명에게 ▲순면 생리대 ▲위생팬티 ▲일회용 생리대 ▲파우치 등이 담긴 ‘드림박스’를 전달했다. 해당 사업은 저소득 여성 청소년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 ▲자존감 보호 ▲건강과 환경 고려 등의 목적으로 추진됐다. 솟아오르는 생리대 가격휴지 뭉치, 깔창 생리대까지 등장 지난 5월,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쓰고 있다는 한 청소년의 사연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부쩍 추워진 11월, 이제 가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가을이 쓸쓸한 이유는 어쩌면 그리운 사람들이 떠올라서일지 모른다. 이럴 때면 잔잔한 노래 한 소절이 위로가 된다.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사랑했어요」, 「여름밤의 꿈」 등의 대표곡을 남긴 가수 김현식은 1990년 11월 간경화로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히 듣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지난 13일, 생전 ‘신촌블루스’로 활동했던 김현식(아래 김현식)의 26주기를 기리는 ‘제2회 김현식 가요제’가 신촌 연세로에서 열렸다. 세상을 떠나고도 음악으로 많은 이를 달래는 그를 추억하기 위해 「The Y」가 가요제를 찾아갔다.신촌 연세로 스타광장 사거리에서 열린 해당 가요제에서는 낮 3시 반부터 낮 5
바야흐로 1인 방송의 시대가 도래했다. ‘대도서관’이나 ‘김이브’, ‘밴쯔’ 등 유명 1인 방송 제작자들의 실시간 방송을 구독하여 챙겨 보는 사람들은 이미 수백만 명에 이른다. 예능 방송뿐만 아니라, ‘범근뉴스’ 등의 1인 언론은 기성 언론에도 자주 인용되며 무시할 수 없는 파급력을 보이고 있다. 1인 방송 : 누가, 왜 보는 걸까? 지난 2006년 서비스를 시작한 1인 방송 사이트 ‘아프리카 TV’는 ‘누구나 방송에 참여할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대중의 호응을 얻었다. ‘아프리카 TV’는 전성기에 월 평균 접속자 수가 약 8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단 한 명이 기획, 촬영, 출연을 맡은, 정제되지 않은 1인 미디어는 청년층들에게 기존 미디어 매체 이상으
벌써 두 번째 만화칼럼을 쓴다. 안타깝게도 이번 주제 역시 정부다. 먼지 낀 편집실에 앉아 고작 세 치 혀를 날름 세워 조국을 스나이핑하려니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하지만 어쩌랴, 눈 감고 귀 막기에는 우리 현실이 너무나 朴복하지 않은가. 이번 시즌에는 시사이슈칼럼을 쓰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기자는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지면을 채운다. 이번에 소개할 만화는 신일숙 작가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다. ‘네 딸’이란 아르미안 왕국의 왕녀 네 자매를 가리킨다. 개중 제1왕녀이자 통치자인 마누아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군주의 표본이다. 그 외 아름다운 스와르다, 운명의 딸 샤르휘나 등 매력적인 자매들의 이야기도 펼쳐진다. 하지만 우리의 타이틀이 ‘군주상’인 만큼 마누아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독립영화. 이 네 글자를 보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기자는 어떤 고난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연설가, 남들이 가지 않으려는 길을 홀로 걸어가는 탐험가, 그리고 모두가 1을 외칠 때 홀로 0을 외칠 수 있는 ‘깡’ 있는 이들이 생각난다. 그렇다면 이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걸까? 「The Y」와 함께 개봉 전후 따끈따끈한 독립영화의 은하수 속 별을 찾는 그 설렘의 첫 여행을 시작해보자. # 01.『춘천, 춘천』_감독 장우진 영화 『춘천, 춘천』은 20대 후반의 취준생 한 명과 중년남녀가 각각 ‘같은 장소, 다른 시간’ 속에서 겪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장우진 감독은 실제로 춘천에서 나고 자랐는데, 존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