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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수상소감]서경민(국문·18)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누가 이미 다 해버렸습니다.이미 아는 이야기를 인내심을 갖고 또 한 번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한 해가 참 기네요.올해를, 올해를 만든 이전의 것들을 뭐라고 부를까요?어디까지가 올해일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올해를 잘 마무리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그래선 안 될 것 같습니다.친구 같은 가족, 가족 같은 친구들이 저를 떠나지 않는 것에 늘 감사합니다.이 상을 받는 것에 따라오는 영예가 있다면, 모두 아빠께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박영준 문학상(소설 분야) 입선소감]허재성(정외·15) 소감의 시작에는, 감사의 인사를 해야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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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
2020.11.29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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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화섭 문학상(희곡 분야) 당선작] 나와 나타샤와 흰 밤바다이연경(국문·17) 형식: 웹 드라마 1화[자야오가(子夜吳歌)] #오프닝(매 화마다) 까만 화면에 자막‘이 작품은 백석시인과 기생 자야의 실제 사랑 이야기를 각색하여 탄생한 순수 창작물임을 밝힙니다.’ S#1 (자야의 집, 부엌(예시), 1999年) 1999年 11月, 화면 하단에 잠시 떴다가 사라진다.老자야와 젊은 여자는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자 (공손하게)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집까지 초대해 주시 고...老자야 (살짝 퉁명스럽게) 그건 내가 멀리 가기가 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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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
2020.11.2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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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문학상(소설 분야) 가작] 현자타임허재성(정외·15) 현자 타임: 어떤 것에 대한 욕구를 충족한 직후에 이전까지의 열정이나 흥분 따위가 사그라들고 평정심, 초탈, 무념무상, 허무함과 같은 감정이 찾아오는 시간을 이르는 말. 그러나 굳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생각한 바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오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줄여서 ‘현타’라고 부른다. 1. 도화선 p42. 이율배반 p133. 성자 p224. 사나운 이슬 p365. 대오각성 p636. 포스트 휴먼 p797. 이카로스 p88에필로그 p99 1. 도화선 2월 초,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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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
2020.11.2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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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심사평 정명교우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투고작들을 읽으면서 환경에 대한 인간의 적응력을 생각한다. 위기가 닥칠 때 인간은 그냥 견디거나 패배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영역과 범주를 넓히면서 위기를 재구성하고, 자신의 관할 안에 두려고 온갖 궁리를 꾀한다. 궁극적으로 자신과 이웃과 환경 사이의 네트워크가 개편되고, 인간의 본성이 질적으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한다.코로나 사태로 인한 격리의 시간은 젊은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시야가 열리고 대상들과 교섭하는 방식이 다변화되는 시간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예년의 투고작들에서 대종을 이루는 것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었다. 사회라는 벨트 속으로 진입하기 전의 모든 입사준비자들의 생각은 거기에 집중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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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
2020.11.2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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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당선작] 공포영화서경민(국문·18) 그네 밑에는 사람이 묻혀 있다피아노 유령은 자기 얼굴을 연주한다아메리카노에 빠져 죽은 초파리를 건져내면서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있다 놀이터에 가야겠다다용도실을 뒤져 흙손을 찾아냈다 다녀올게, 확실히 할게 403동 102호 피아노 학원이 끝나면애들은 그네 기둥을 뽑을 태세로 발을 구르지학원이 끝난 김에 그네도 같이 끝장내려고 내가 누르는 건반을 똑같이 따라 누르는 애는 누굴까?다음 달에는 수업 시간을 바꿔 달라고 할 거야 piano forte forte piano타임 찬스가 사라진 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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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
2020.11.2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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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는 동계 스포츠의 꽃이자 연고전의 효자종목이다. 아이스하키는 지난 1928년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됐으나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8년 평창 올림픽을 기점으로 아이스하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정기 연고전 시즌을 맞아, 우리신문사는 대학가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현실을 짚어봤다. 국내 대학 아이스하키는소수정예 피라미드? 우리나라에는 ▲우리대학교 ▲고려대 ▲경희대 ▲광운대 ▲한양대의 총 5개의 대학 아이스하키팀이 있다. 대학 축구팀과 야구팀의 수가 각각 79개, 37개인 것과 비교하면 이는 상당히 적은 숫자다. 대학팀의 수가 적으니 경기 개최 빈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 대학 간 아이스하키 경기인 U-리그는 예선 4라운드와 플레이오프*, 챔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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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
2020.09.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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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1월 24일, 우리나라 남자럭비 7인제 대표팀이 도쿄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전에서 홍콩에 승리했다. 럭비가 도입된 지 96년 만에 우리나라가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거머쥔 것이다. 다가오는 2021년 올림픽 경기를 앞둔 가운데, 우리나라 럭비의 현실은 아직까지 열악하기만 하다. 3개의 실업팀, 등록 선수는 987명뿐열악한 저변에 고통받는 럭비계 우리나라는 도쿄 올림픽 예선전에서 아시아의 럭비 최강자로 꼽힌 홍콩을 상대로 승리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러나 빛나는 승리 이면에는 럭비 실업팀* 선수들의 고초가 있다. 선수들의 활동 저변을 가늠하는 지표로 ▲등록선수 수 ▲실업팀의 개수를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 럭비는 선수 수와 실업팀의 개수 모두 현저히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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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 이연수 기자
2020.09.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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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문학상(소설 분야) 당선작] 스탠바이윤종환(문정·14)* 가끔 내가 탄알이 가득 찬 총 같다는 생각을 한다. 총이 되기 싫지만, 이 형상을 자처한 적 없지만 어느새 되어 있다. 언제든 장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누구라도 겨냥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전쟁 같은 이 세계를 살아가는 만반의 준비이자 탄생의 신호탄 같은 것이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얻는다.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용기 있는 자만이 기회를 얻는다.’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은, 그곳을 버텨낸 이들이 남기는 희망의 메시지. 앞으로 더 나은 우리의 사회생활을 위한다며 전하는 간절한 충고이다. 이 말들을 듣자니 미묘한 감정이 생긴다. 생긴 것인지 내가 알지 못한 기존의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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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
2019.12.0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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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화상(시분야) 당선작] 눈먼 시계는 멈추어 있다이성태(행정·17) 청춘의 상처로 겹겹이 쌓아 올린운명의 돌무지무덤 아래에꿈쩍도 못하는 채 울적이는 꿈이 있다 부푼 제 꿈 짊어지느라이불조차 무거워 걷어 내질 못하고밤이면 바닥과 처절하게 키스하는 내가 있다 “지금이 몇시인가요?” 새벽을 향해 달아나는 중인지깊은 한밤으로 파묻히는 중인지무모한 청춘은 모르고 오로지무정한 달만이 아는 이 때 추억이 상처보다 가벼운 탓으로별처럼 아득히 흐려지는 것인가상처가 추억보다 무거운 탓으로나도 어둠도 함께 나앉는 것인가 젊음의 방황으로 첩첩히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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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
2019.12.0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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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수상소감] 이성태(행정·17) 당선작으로 다른 시가 아닌 「눈먼 시계는 멈추어 있다」가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쁜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왔습니다. 저는 아직 제 방황이 “몇 시”쯤 지났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독히 외롭고 무겁던 지난 겨울의 밑바닥은 청산했지만, 이따금 청춘의 시계는 다시 멈추곤 합니다.그럼에도 더 이상 “몇 시”인지 묻고만 있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시가 저와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따사하게 제 바닥을 비추고 늘 저를 겸손하게 만들어 새벽으로 걷게 하는 시를, 이제 저는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의지만 해서는 안 되겠지만, 당분간 청춘을 핑계 삼아 시의 덕택으로 살아보려 합니다.항상 저를 인도하시는 하느
특집
연세춘추
2019.12.0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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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상(시 분야)] 심사평 정명교우리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투고량이 유례없이 적었다. 문학에 대한 관심이 급냉하고 있는 것인지 걱정스럽다. 투고작들엔 여전히 젊은이의 방황이 흥건했다. 누누이 말하지만 시는 감정을 다스리는 기제이지 그걸 쏟아 붓는 사발이 아니다. 그런데도 젊은 감성의 분출력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과도해서 제풀에 못이겨 손을 놓아버리거나, 그걸 강제로 제어하자니 상투적인 혹은 정반대로 억지스런 비유에 의탁하곤 한다. 그나마 시적 긴장을 유지한 작품들을 절제의 최소한의 노력을 보여주거나 현실과의 조응력을 확보한 것들이다. 「사춘기」는 한 불우한 여인의 극단적인 몸부림과 자멸을 묘사하고 있다. 이런 경우가 있나,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긴 하면서도 제목의 이중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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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춘추
2019.12.0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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