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뒹굴뒹굴. 앉았다, 누웠다, 엎드렸다, 일어났다. 침대에 누워 만화책을 보다, 거실 소파에 기대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다. 그것도 잠시, 이번엔 컴퓨터 앞에 앉아 목을 길게 빼고,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갈듯 말듯 아슬아슬한 자세로 시간을 보내길 몇 시간. 옷차림은 07년 농활 티셔츠에 짧은 축구바지. ‘이보다 더 프리할 순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퍼질러져 있는 나의 모습. 내 몸 어딘가를 단단히 조여오던 나사 몇 개가 풀려버린 듯, 몸짓은 흐믈흐믈 정신은 헤롱헤롱. 이런 나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백수’ 그 자체! 내 형편없는 모습에 대한 자각과, 몇 시간동안이나 지속된 의미 없는 행동들에 대한 지겨움. 그리고 어머니의 입가에 맺힌 미소의 그 반어적 의미는 나의 무거운 몸뚱이에 채찍질을 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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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치한 솔방울
2011.11.28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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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 빠른 몸놀림으로 참 유명하지요? 네, 그렇습니다. 키는 작지만 이 전광석화와 같은 돌파력 때문에 세간에 주목을 받는 인사이지요. 자, 돌파 시도하나요? 한 사람, 두 사람. 이야, 역시 이거 막을 수가 없네요. 이제 남은 것은 센터 한 사람! 등지고 몸싸움, 아 길어지면 안되죠. 이건 거의 삼손과 골리앗의 싸움과 같아요. 탕탕, 두 번 공을 튀기고, 이제는 과감하게 슛을 날릴 타이밍입니다. 상대편 선수들이 서포트하러 달려오네요. 아, 이때 왼쪽으로 한 번 페인트 모션을 한 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 상대의 마크를 떨어뜨리고 높이 점프합니다. 그렇죠!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터닝 슛~!’ 하지만 어림없는 볼. 6살? 혹은 7살?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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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치한 솔방울
2011.11.28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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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전구와 아름다운 장식, 거리에 울려 퍼지는 신나는 캐럴, 때로는 생일보다도 더 기대되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의 풍경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때는 특히나 더 크리스마스를 기대했던 것이 무엇보다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항상 만남이 행복한 산타 할아버지 덕분이었다. 6월 달에 생일이 있는 나의 경우에는 그 이후에 꼭 가지고 싶었던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 모든 것을 다 포함해서 크리스마스는 항상 내게 ‘설렘’을 안겨주는 마법과도 같은 날이었다. 크리스마스는 곧 행복과 동의어라고 해도 내게는 이상할 것이 없다.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면 행복하고 재미있는 기억이 많이 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꼭 갖고 싶었던 책 2권을 선물 받았을 때였다. 이번이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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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Stella
2011.11.28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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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제가 맞습니다만…”현민이 짐을 다시 추스르며 말을 하였다. “우리는 이만 가봐야 될 것 같습니다. 하! 하!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만날 수 있겠죠.”엘리베이터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그렇게 로비로 빠져나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정문을 향해 나아갔다. 그 사람들은 여성의 뒤쪽으로 멀어져 갔다. 사람들의 모습을 가린 것은 검은 정장이었다. 현민의 눈이 간 곳에는 건장한 남성 한명이 여자와 마찬가지로 검은 정장을 입고 서 있었다.(선글라스는 쓰고 있지 않았다.) “그 짐은 저희에게 주십시오. 올란드 회장님께서 모셔오라고 하십니다. 혹시나 바쁜 일이 있으실까봐 가능여부는 꼭 여쭙고 모셔오라 하셨습니다만… 괜찮으십니까? 행여 바빠서 오지 못하신다면 댁까지 모셔드리라고 하셨습니다.” 현민은 순간 멈칫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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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2011.11.2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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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의 권위에 대해서 말이 많고, 교권이 무너진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면 참으로 안타까울 때가 많다. 아이들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 결정되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사람 중 한 분인 선생님과 아이들의 관계가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아 씁쓸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선생님인 어머니께서 간혹 가지고 오시는 아이들의 편지와 소소한 에피소드를 읽고 듣고 하다보면 그래도 아직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나와 내 친구들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마음 한 구석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한 두 가지쯤은 쉽게 떠오르지 않을까 한다. 나는 대부분의 경우 나의 선생님을 정말 따르고 좋아했지만 아직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중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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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Stella
2011.11.2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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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인간은 무섭지만 때로는 아름다운 사람이며 때로는 바람결에 스쳐 지나가는 작은 나무로 서 있다는 것을 나는 한 사람이기에 아픔을 흘리고 한 아이가 눈물을 흘릴 때 어찌할 바 모르는 벙어리이며 장님입니다 한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인간은 늙고 병들어 추하지만 눈물은 왜 그렇게 주름 속에서 수정 같은지 때로는 내 자신이 그리움에 떨려 울지 못하고 나무로 서 있다는 것을 글 서상훈 yond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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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훈
2011.11.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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