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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戰國時代) 연(燕) 나라 수릉(壽陵)에 살던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당시 빼어나기로 이름난 조(趙) 나라 한단(邯鄲)의 걸음걸이를 배우기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가 밤낮으로 노력했는데, 끝내 실패하고 원래 걸음걸이마저 잊어 버린 채 기어서 고향에 돌아오고 말았다. 장자(莊子) 편에 전하는 이 ‘한단학보(邯鄲學步)’의 이야기는 흔히 분수를 모르는 태도를 경계하는 뜻으로 읽히지만, 서사 자체에 주목할 때 당대 주류적 흐름에 매혹당한 청년이 맹목적인 배움에 이끌려 애초의 존재 기반을 상실하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비극의 단초가 능력 이상의 것을 동경한 데 있기보다 자기 인식과 성찰 없이 시대 조류에 휩쓸린 데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여론칼럼
정진환 기자
2005.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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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은 나의 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특종이 기자 개인에게 가지는 의미는 대단하다. 비단 ‘가문의 영광’일 뿐 아니라 소속 언론사의 명운을 좌우하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이런 특종을 많이 하는 기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여기 너무 행복해서 입이 귀밑에 걸릴 지경인 사람이 있다. 바로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 이진동 동문(영문·85)이다. 이 동문은 ‘한국일보’와 ‘조선일보’에서 지난 14년간 일하며 진승현 게이트, 이용호 게이트,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주도적으로 보도해 ‘특종제조기’라고 불린다. 특히 지난 7월 21일에는 ‘소문만 무성하던 X-파일이 사실 김영삼 정부때부터 이뤄진 안기부
만나고싶었습니다
정진환 기자
2005.10.1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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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는 끝났지만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총여학생회(아래 총여) 정책국장 장희수양(사학·03)의 말처럼 총여가 주최한 ‘2005 섹슈얼리티 영화제(아래 섹슈얼리티 영화제)’는 여성주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지난 27일 막을 내렸다. 지난 23일 중앙도서관 앞에서 힘차게 개막한 지 꼭 5일만이다. 개막식은 ‘여성의 섹슈얼리티, 그 촘촘한 억압과 모호한 해방에 관하여’라는 섹슈얼리티 영화제의 주제에 걸맞게 진행됐다. 총여와 이번 영화제의 자원활동단은 직접 회색종이에 모노톤으로 성적으로 약자인 여성이었기에 겪어야만 했던 억압을 형상화했고, 맨발에 물감이 묻힌 채 그림 위를 뛰어다니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물감의 형상화는 촘촘한 억압을, 그림 위를 뛰어다니는 행위는 그 억압에
사회
정진환 기자
2005.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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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으로부터 무려 4백억원을 지원받아 지난 5일 완공된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은 고딕 양식과 초현대식 아트리움이 조화를 이룬 멋진 외관을 자랑한다. 또한 3D스캐너스튜디오, 원격화상회의실 같은 각종 최첨단시설이 구비돼 있는 등 호텔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호화롭다. 이에 대해 고려대 부총학생회장 안형진양(법학·02)은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우들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열악한 대학재정, 기댈 곳은 기업뿐? 그러나 이렇게 ‘자랑스러운’ 백주년기념관 때문에 고려대가 한바탕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 2일 고려대 총학생회(아래 고대총학)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명예철학박사학위 수여를 반대하는 시위를 연 것이 그 발단이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이를 제지하는 경
사회
정진환 기자
2005.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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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기간중 휴학을 경험해보지 않은 학생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휴학은 이제 대학생활의 일부분으로 보편화됐다. 종합서비스센터에 따르면 입대휴학을 제외하고도 매학기 약 2천5백여명의 학생들이 휴학을 신청하고 있다. 휴학을 하는 이유는 군입대, 공부, 여행 등 제각기 다르지만, 막연하게 휴학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은 다른 사람들이 휴학기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해한다. 연세춘추는 휴학생과 복학생 3인을 만나 각각의 휴학동기와 경험을 들어봤다. “휴학하면서 마음을 다잡았어요” 지난 2004년 2학기 복학한 서재협군(문정·03)은 지난 2003년 1학년 1학기만을 마치고 1년간 휴학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막상 입학하고 보니 제가 생각하던 대학생활과는 거리가 멀더군요. 고등학교 시절과 별반 다를
특집
정진환 기자
200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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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학기중에 휴학할 경우 등록금은 어떻게 반환처리되나요? A: 학기 개시일 30일 경과전에는 등록금의 5/6, 30일이 경과한 날부터 60일 경과전까지는 2/3, 60일이 경과한 날부터 90일 경과전까지는 1/3, 90일 경과후부터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Q.입대휴학을 제외하고 재학 중 휴학할 수 있는 기간은 모두 얼마나 되나요? A: 당초 입학자는 6학기, 학사편입·군위탁·복수전공자와 5학기 편입생은 3학기, 4학기 편입생은 4학기, 3학기 편입생은 5학기를 총 휴학할 수 있습니다. Q.신입생도 휴학할 수 있나요? A: 편입생, 복수전공자, 재입학생을 포함한 신입생은 입학 후 첫학기에 일반휴학을 할 수 없습니다. 단 입대(입영통지서 사본 첨부)나 질병(본교 보건진료소 또는 세브란
특집
정진환 기자
2005.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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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똥집보다는 ‘Chicken Gizzard’란 단어가 더욱 어울리는 동네, ‘Dollar Exchange’라고 씌어진 환전상이 즐비한 동네. 바로 미군 제2사단이 주둔하고 있는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캠프 케이시 앞, 소위 ‘기지촌’이다. 벚꽃이 우수수 떨어질 무렵 찾아간 이 동네에는 고요함과 한적함을 넘어 을씨년스러움마저 감돌고 있었다. “30분 동안 이 가게에 손님이 몇 명이나 오는지 보라고.” 이 동네에서 30여년째 보세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정인근씨의 말이다. 실제로 기자가 있었던 30분 동안 이 가게를 찾은 손님은 손으로 꼽을 정도. 정씨는 “하루 매상이 예전의 20% 수준으로 급락했다”며 “이 동네에는 미래가 없어 곧 타지로 이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는 과거 달러
특집
정진환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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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교수(경영대·생산관리)는 지난 1979년 우리대학교 경영학과를 마친 동문이다. 우리대학교 창립 120주년을 맞아 김교수와 함께 교정을 거닐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4일 낮 1시 김교수를 청송대에서 만났다. 정진환(아래 정): 청송대라는 이름의 뜻은 무엇인가요? 김태현(아래 김): 다들 ‘청’자가 푸를 ‘청’자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들을 ‘청(聽)’에 소나무 ‘송(松)’, 소나무 소리를 듣는다는 의미야. 용재 백낙준 박사가 지으신 이름이지. 아, 저기 비석에 글씨가 새겨져 있네. 참 멋진 이름 아닌가? 정: 네. 정말 그렇네요. 교수님의 학창시절 청송대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김: 지금은 공연도 많이 하고 단체 소풍도 많이 오는데 옛날에는 지금보다 숲도 더 울창하고
특집
정진환 기자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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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이주노동자 1백여명은 지난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아래 민주노총)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아래 이주노조)의 결성을 발표했다. 지난 3일 노동부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한 이주노조는 노조설립을 계기로 ▲노동허가제 도입 ▲강제단속·추방 금지 ▲노동3권 쟁취 등을 요구하고 있다.지난 1995년 방글라데시에서 왔다는 아노아르 후세인씨는 이주노조의 초대 상근위원장이다. 항상 얼굴에서 편안한 미소가 떠나질 않는 후세인씨이기에 그가 유창한 한국말로 털어놓는 그동안의 고생담은 언뜻 상상이 잘 가지 않았다. “섬유공장에서 일했는데 사소한 잘못에도 폭언은 예사고 폭행까지 가하더군요. 회사에서 제공한 숙소도 형편없어서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받지
사회
정진환 기자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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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평소에는 소일하러 나온 노인들로 북적대던 종묘공원에 빨간 모자와 빨간 조끼 차림의 군중 3천 2백여명이 빼곡히 운집했다. ‘전국노점상연합’(아래 전노련),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아래 사회연대) 등 70여개 단체가 개최한 ‘전국빈민대회’(아래 빈민대회)의 현장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인의 장막을 헤치고 들어가자 겉보기에도 당찬 모습의 사회연대 유의선 의장이 “투쟁으로 인사드리겠다”며 ‘투쟁’이란 단어를 군중들과 함께 복창하고 있었다. 외면적 풍요와는 달리 우리사회의 빈곤문제는 이미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 2004년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거리의 노숙인들은 지난 1999년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했으며 신용불량자는 4백만에 달하고 있다. 연단에 선 연사들은
사회
정진환 기자
2005.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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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나중에 크면 비정규직이 되나요?’ 지난 2004년 노동부가 발표한 ‘비정규직보호입법안’(아래 정부안)은 ‘내 자식도 나중에 커서 비정규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양산시켰다. 이에 노동계는 정부안에 강력히 반발해왔고 지난 4월 30일 극적으로 최종합의안을 도출해낼 때까지 지지부진한 논의과정이 계속돼왔다. 지난 2003년 8월 통계청 부가조사에 따르면 전체 임금 근로자의 32.6%인 약 4백61만명이 비정규직 근로자다. 이러한 비정규직과 관련해서 근로조건·복지 등의 차별과 함께 사용자의 위법 행위 등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같은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임금은 정규직의 61.3%에 불과하며 5.8%만이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안은 애초 이러
사회
정진환 기자
2005.05.0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