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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만 되면 난 누군가를 기다리는 버릇이 있다. 처마 끝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누군가의 발자욱 수리처럼 들린다. 비오는 날은 창문을 자꾸만 연다. 창문 밑에 누군가가 나를 찾아와 기다릴 것만 같다. 기다림이란 희망이다. 설레임을 안고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린 시절 그 기다림의 시간은 바로 행복이었다. 그날이 되면 내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난 한없이 그날을 기다렸다. 내가 학교에 다닐때는 어른이 되는 날을 기다렸다. 어른이 되면 무겁게 다가올 책임감같은 건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어른이 되면 내게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 만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어른이 되어 살아가는 지금 내겐 그때의 기다림의 시간이 그리워진다. 난 늘 무엇니가를 기다리며 살아간다. 그 기다림의
여론칼럼
최종혁 기자
2006.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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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여름이 찾아와 나날이 뜨거운 열기가 더해가는 5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문학의 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바로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공동 주최로 지난 5월 24일부터 사흘동안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회 서울국제문학포럼(아래 문학포럼)’이다. 세계문학의 거장들, 서울에서 만나다 이번 문학포럼은 ‘평화를 위한 글쓰기’를 대주제로 지난 24일 개막식을 가졌다. 그리고 ‘문학적 소통과 세계공동체’, ‘다원적 문화와 문학’, ‘환경과 문학’이라는 소주제 속에서 총 13개의 세션으로 나눠진 주제별로 외국문인들과 한국문인들이 각각 발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포럼에 참가한 외국문인 및 지식인들 대부분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거나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보로 거론되는 세
사회
최종혁 기자
2005.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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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은 우리대학교가 창립 120주년을 맞는 기념적인 해이자 20세기 철학의 거장 장 폴 사르트르(1905~1980)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다. 이에 프랑스는 올해를 ‘사르트르의 해’로 지정했으며 사르트르가 태어난 오는 6월 21일을 전후로 세계 각국에서는 그의 사상을 재조명하고자 활발한 학술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르트르. 도대체 그는 어떤 인물이기에 전 세계는 그를 주목하는가? 주체와 자유의 철학 2차 세계대전 이후 사르트르가 내세운 실존주의는 거대한 해일이 육지를 뒤덮어 곳곳에 물이 스며들 듯 전세계를 강타했고 대중의 삶 깊은 곳까지 침투해 들어갔다. “실존주의에서는 의지와 노력에 의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인간 의지의 자율성이 강조된다”는 박이문 특별초빙교수(학부대학·분
사회
최종혁 기자
2005.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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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의 누」. 영화 제목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최소의 신소설이라고 알려져 있는 이인직의 소설이다. 하지만 친일작가와 친일적인 내용을 담은 「혈의 누」는 우리나라 근대 소설의 뿌리가 부끄러운 역사 속에 내리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 국문학을 하는 학자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항상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초의 신소설이 「혈의 누」가 아니라 「엿장사」라는 학설을 내세워 그 연대를 앞당기며 신소설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저서가 지난 20일 출간됐으니, 바로 설성경 교수(문과대·국문학)의 『신소설 연구』다. 최초의 신소설에 대한 새로운 학설 제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5년 서울대 국문과 권영민 교수는 최초의 신소설이 「일념홍」이라는 학설을 내세웠다. 권교수는 「일념홍」이
사회
최종혁 기자
2005.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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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예’라고 대답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하지만 사회의 발전은 바로 그 ‘아니오’에서부터 시작된다. 왕양명(1472~1528)은 주자학이 주류를 이루던 명나라 때, 이에 대항하여 반기를 들고 나섰다. 왕양명의 양명학은 엄격한 성리학 국가였던 조선에도 흘러 들어왔지만 학문의 다양성과 다원화를 인정하지 않던 조선조에서는 수용되지 못하고 주류 학문에서 도외시됐다. 하지만 양명학 연구의 끈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조선적인 것, 한국적인 것으로 연구 발전시켜온 학문이 있으니 바로 강화학이다. 명나라의 양명학과 한국의 강화학 조선 후기의 정칟사회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던 주자학 일색의 분위기 속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대안적 사상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양명학이고 그 중의 한
사회
최종혁 기자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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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대학생활의 로망 대동제 기간이다. 올해 ‘아카라카를 온누리엷에서도 어김없이 서시는 별이 반짝이는 노천극장의 밤하늘 높이 울려 퍼질 것이다. 윤동주. 그는 연희전문 재학중 문학동아리였던 ‘문우회’ 활동을 통해 밤하늘의 별을 헤아렸고, 어두워가는 하늘 앞에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조용히 흘렸다. 대학가 문학 동아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연세문학회는 윤동주가 있었던 바로 그 문우회를 전신으로 한다. 연희전문과 함께 문우회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연세대학교로 이름이 바뀌던 이듬해 ‘연우문학회’가 다시 창단돼 그 해 ‘연세문학회’로 이름을 바꿔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오래된 나무일수록 그 뿌리가 깊고 튼실한 열매를 맺듯 긴 역사를 자랑하는 연세문학회는 그
사회
최종혁 기자
2005.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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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희망하고 기다리는 아름다운 미래는 우리 눈 앞에 펼쳐질 것인가? 우리 사회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서 최첨단의 세계를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시간에 쫓기고 획일적인 문화 속에 점점 중독돼 가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해독제가 필요했고 일탈을 꿈꾼다. 바로 ‘복고’의 문을 통해서. “발전을 거듭하던 사회가 더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해 버리자 사람들은 기대감이 무너졌고 이에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던 과거를 그리워하게 되었다”며 주간한국 패션칼럼니스트 박세은씨는 복고가 나타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물질적 풍요보다는 심적인 풍요로움이 있었던 때로의 회기를 꿈꾸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사회에 복고 문화가 부각된 때는 21세기를 전후해서다.
특집
최종혁 기자
2005.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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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찾아온 봄은 캠퍼스 곳곳에 화려한 꽃을 피우며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봄의 시작을 가장 먼저 알린 백목련은 그 자취를 감춰버렸지만 생동하는 자연에 마술 같은 바람이 스치면 봄꽃들이 피어나 파란 하늘을 물들인다. 따스히 내리쬐는 햇살을 가득 머금고, 백목련보다 더 단아한 나희덕 시인(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을 만났다. 자연을 사랑한 시인 “연대를 떠나는 것 보다 연대 뒷산을 떠나는 게 더 아쉽다”며 퇴임사를 하던 시인 정현종 교수(퇴임·국문학)의 말처럼 연대 뒷산은 정교수에게 많은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다. 정교수의 애제자 나희덕 시인에게 역시 학교 뒷산은 학창시절 빼놓을 수 없는 안식처였다. “그냥 몇 시간씩 앉아서 자연을 느끼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졌고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
사회
최종혁 기자
2005.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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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1학년, 설레는 대학생활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갔다. 한 달 사이 대학수업, 엠티, 합동응원전, 각종 환영회, 미팅 등 다양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중 지식의 터전 상아탑에 걸맞는 ‘공부’에 투자한 시간은 그 외의 것에 비해 얼마나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가? 누구나 한 번쯤은 TV에 비쳐진 하버드 대학이나 칭화 대학 학생들이 밤 늦도록 공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세계화 시대, 세계 유수 대학의 학생들과 경쟁해야 할 지금, 과연 우리는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학부대학장 민경찬 교수(이과대·위상수학/퍼지학)는 “현재 학생들의 공부량으로는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학부대학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학습량을 두 배이상으로 증가시키고
사회
최종혁 기자
2005.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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